조경준 파란메이커스 대표 "장난감으로 발달장애인도 코딩 쉽게 배워요"

      2020.05.11 18:14   수정 : 2020.05.11 18:14기사원문
"'발달장애인도 코딩을 배울 수 있다'는 인식이 많이 생겨난다면 저희 역할은 다 한 거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받을 수 있는 교육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코딩 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조경준 파란메이커스 대표(25·사진)는 앞으로의 계획을 이렇게 말했다.

동국대생인 조 대표는 대학 내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10월 파란메이커스를 설립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고 '마인드스톰' 제품을 활용한 코딩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조 대표는 휴학 후 회사 운영에 힘쓰고 있다.

파란메이커스의 교육은 6개월간 200여명이 교육에 참여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조 대표는 레고그룹에서 진행하는 '리빌드 더 월드' 캠페인의 한국 대표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이 캠페인은 레고를 활용한 창의적 활동을 통해 사회적 편견에 맞서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을 발굴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조 대표의 발달장애인과의 인연은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그는 "대학 사회적기업 동아리에서 참여한 봉사활동에서 발달장애인을 처음 만나게 됐다"며 "처음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와 친구가 될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이라고만 생각해 왔다'는 반성이 들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취업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던 중 생각한 것이 블록 장난감 레고를 이용한 코딩 교육이었다. 레고 '마인드스톰' 제품군은 명령어를 작성하면 조립한 장난감이 입력한 대로 행동을 수행한다. 장난감이라는 친숙함이 일반인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점이라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는 레고를 이용하는 것이 (발달장애인에게) 효과적이라는 논문도 있었고, 실제로도 교육에 유용했다"며 "내가 만든 대로 바로 움직인다는 점이 집중시간이 낮은 발달장애인들의 흥미를 더 유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발달장애인은 일반적으로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을 아울러 지칭한다. 발달장애는 선천성이라 장애아동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비장애인들은 '발달장애'에 대한 개념도 명확히 가지고 있지 않을 정도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 대표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이해심'이 우선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딩 수업을 하던 중 소리를 지르는 아이가 있었는데, 흥분 상태에서 진정하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란 걸 알았다"며 "깜짝 놀랄 수는 있겠지만, '그럴 수 있다'고 장애인의 특성을 이해하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갈등이나 편견이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운영하는 코딩 수업은 1개월의 단기수업이다.
교육을 통해 IT기업에 취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 대표는 발달장애인들이 코딩에 관심을 가지더라도, 그다음 교육 단계가 없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민관이 장애인의 교육과 취업을 해결하겠다는 마음으로 뭉쳐서 진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한 점이) 안타까운 부분"이라며 "다음 교육 단계는 부족하지만, '코딩을 배우는 장애인도 있다'는 인식이 생겨난다면 충분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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