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반 걱정반”…80여일 늦은 등교 안산 송호고 첫날 표정

      2020.05.20 11:44   수정 : 2020.05.20 15:33기사원문
20일 오전 8시 20분 경기 안산 송호고등학교 정문에서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뉴스1 조정훈 기자


20일 안산 송호고 학생들이 열화상 체크를 받기 위해 현관에 들어가기 전 지도교사의 인솔에 따라 약 1미터 이상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질서있게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조정훈 기자


20일 안산 송호고의 한 학생이 입실전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서서 열 체크를 받고 있다.

© 뉴스1 조정훈 기자


20일 오전 9시20분 1교시 안산 송호고 3학년 12반 모습.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과 인사한 뒤 방역 및 생활수칙, 교육 일정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 뉴스1 조정훈 기자

(안산=뉴스1) 조정훈 기자 = “반갑다 친구야, 선생님 안녕하세요~”

20일 오전 8시 경기 안산시 송호고등학교 정문 앞.

정부가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우선 등교·개학하기로 결정하면서 송호고 3학년 학생 364명(14개반)도 이날 기대 반 걱정 반 등굣길에 올랐다.

코로나19만 아니었어도 80여일 전에 벌써 했을 때 늦은 등교다.
학생들은 홀수·짝수 반으로 나뉘어 시차를 두고 등교를 실시했다.

정문 앞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팻말과 어깨 띠를 두른 교직원들이 나와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학생들도 오랜만에 만난 선생님이 반가운지 ‘파이팅’을 외치며 못다 한 인사를 대신했다.

한 여학생은 “그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답답했다. 드디어 학교에 간다는 생각에 기뻤다”며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기쁘기도 하지만 수능도 그렇고 앞으로 학사 일정이 많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점심 먹을 때만 빼고 마스크를 항상 쓰고 학교 생활을 해야 하니까 많이 불편할 것 같다”며 “빨리 코로나19가 끝나서 학교든 밖이든 정상적인 일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교실로 들어가기 전 현관 정문에는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열화상 카메라 3대가 설치돼 학생들의 체온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지도 교사들의 인솔 하에 1미터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질서 정연하게 열 체크를 했다.

만약 열화상 카메라에서 이상 여부가 감지될 경우 바로 옆에 마련 된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다시 발열 여부 재측정, 건강 관리 기록지 작성 등을 거친 후 최종 등교 여부를 판단한다고 한다.

학교는 학급당 인원이 25명 수준으로 책상을 일렬로 한 줄씩 배치해 책상 간 거리를 최대한 확보했다.

학교 측은 당초 교실 안에 있던 사물함과 집기 등을 복도 등 별도 장소로 옮겨 공간을 확보했다고 한다.

학생들 안전을 위해 점심 급식(60분)은 1층 식당이 아닌 해당 교실에서 하게 된다.

학생들 책상에는 디귿자 모양의 투명 가림막이 설치돼 교실 내 거리두기를 최대한 실천했다.

황교선 교장은 “등교 수업 결정으로 학교 내 전 교직원들은 학생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학부모 운영위 등과 대책회의를 반복하는 한편 방역 관련 준비, 시뮬레이션 등을 반복하며 준비해왔다”며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송호고는 교육부의 순차적 등교개학 일정에 따라 등교 하루 전날인 19일 학교 방역 및 교육과정 운영 등에 관한 총체적인 점검을 실시했다.

등교개학 준비 종합 점검은 '송호고 감염병 예방 비상대책본부'를 중심으로 발생감시팀, 예방관리팀, 학사관리팀, 행정지원팀 등 4개 분야에 걸쳐 방역체제를 최종 점검하고 비상 상황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실전 대응 훈련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현정 운영위원장은 “어제도 학교에 와서 선생님들과 시뮬레이션 등교준비를 위해 소통했다. 걱정 많으신 부모님들께 상황을 알려드리기 위한 부분이 크다”며 “자식을 기르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통해 집중하며 학습해온 학생들이 참 대견하다. 이제 등교를 했으니 불안을 극복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하며 건강하게 학교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오랜만에 제자들을 만난 선생님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다른 한편으론 앞으로 수능 및 교과 지도, 방역·안전 등을 모두를 전담해야 하는 만큼 걱정도 커보였다.

한 교직원은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비롯해 교과·성적 관리, 방역 및 생활 지도 등 어깨가 무거운 게 사실이다. 힘든 부분이 많이 있을 수 있다”며 “(교사들이) 힘을 내 학생들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격려와 관심, 교육당국 등의 다방향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거듭 당부했다.

학교 건너편 상가 관계자들도 학생들의 등교 소식에 격려 인사를 보내면서 경색된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H커피전문점의 한 직원은 “코로나19 전에는 학부모 등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아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상황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학생들 모두 힘내서 건강하게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이날 송호고 3학년 학생 364명(14개반)은 발열 등 문제 발생 없이 모두 안전하게 등교를 마쳤다.


7교시가 종료되는 오후 4시35분부터 총 14개반이 각각 3~4개 반으로 나뉘어 최대한 거리를 두고 차례로 하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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