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이사회, 기부금 유용 의혹에 "할머니와 국민께 사과"

      2020.06.02 17:15   수정 : 2020.06.02 17:43기사원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 이사회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영화사에서 열렸다. 이사회를 마친 뒤 양태정변호사가 브리핑을 하는동안 상임이사인 성우스님(왼쪽)을 비롯한 이사진이 퇴장하고 있다. 2020.6.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생활시설 나눔의집 직원들로부터 시설이 외부에 홍보된 바와 다르게 피해자들을 위해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의 모습. 2020.51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모인 기부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집이 '관리 소홀 문제에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눔의집 이사회는 2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영화사에서 회의한 뒤 열린 브리핑 자리에서 "논란 속에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할머니들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며 관리 소홀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개선하겠다고 의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사회는 회계법인을 외부감사기관으로 선임해 감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징계위원회를 열고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시설장)과 김모 사무국장의 사직처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나눔의집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이사회는 사무국장의 사직처리하기로 했고 시설장은 업무 공백이 있어 새 시설장과의 인수인계가 끝나면 (이달 말까지는) 사직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안 소장과 김 사무국장은 이사회에 사직의사를 밝힌 바 있다.

양 변호사는 "국민들 사이에는 새로운 시설장도 어차피 조계종 아니냐는 시각이 있어, 새 시설장 선정을 위한 인사위원 중 과반수는 외부위원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운영진 사직처리가 이사회의 꼬리자르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문제는) 기본적으로 시설 운영진의 문제"라며 "이사회 입장에서는 운영진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횡령·배임 의혹이 몇년 전부터 있었다고 언론 보도를 통해 들었는데, 이사회도 알았다면 감사나 징계를 했을텐데 (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사회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기관에 제출된 회계장부가 일부 누락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의혹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다면 (추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운영진들은 기부금을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변호사는 "(기부금을) 절차적인 문제로 사용하지 못했지만 사적 횡령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공익제보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내부고발 직원들이 나눔의집 관련 문제가 제대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문제제기 했기 때문에 이사회가 의지를 보여 새 시설장을 선출하는 것"이라며 "내부고발 직원의 말씀은 경청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며, 불이익을 주거나 무시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부고발 직원을 회유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양 변호사는 "내부고발 직원 외에 다른 직원들의 말씀을 비교하면 서로 의견이 다른 점이 있어 조사중"이라고만 밝혔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