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일방 희생 강요는 안된다

      2020.06.18 17:40   수정 : 2020.06.18 17:40기사원문
"이런 기사 싫다. 뉴스 핑계대면서 (사업주들이) 휴가도 안 보내줄 것 같다."

'중소기업 대표들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때문에 여름휴가를 못 가게 됐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중소기업과 취업분야를 취재하다 보니 코로나19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소식을 매일 접하게 된다.

앞서 말한 기사만 해도 그렇다. 지난 2018년 같은 조사를 했을 때 "휴가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대표들이 26.7%에 불과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올해엔 두 배(51.3%) 가까운 CEO들이 휴가를 포기한 거다.
휴가계획이 없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황 악화로 여력이 없다"는 의견이 59.7%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월급쟁이들 상황은 더 나쁘다. 직장인들에게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물었을 때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직장인은 26.8%에 그쳤다. 지난해 조사(78.2%)와 비교해 3분의 2가 줄었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대표들과 직장인들의 휴가 포기 비율은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많은 기업이 경제위기에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기업들이 비용을 고민할 때 직장인들은 생계를 고민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 직장인은 "회사가 잘될 때 그만큼 우리한테 나눠주지 않았으면서 회사가 어려워지자 바로 '희생'을 강조하는 모습에 서운함을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5년동안 '임원'과 '직원'의 수입격차는 벌어지기만 했다. 통계청의 2014년과 2019년 임금 통계를 보면 관리직의 평균 월급은 5년 새 39.2%(242만원)가 올랐다. 전 직종 상승률(18.3%)의 두 배 이상이다. 특히 가장 낮은 수준의 월급여를 받는 서비스직이 5년 동안 30만원(173만→203만원) 오를 때 관리직 급여는 240만원이 올랐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공평하게 분배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위기엔 희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희생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감내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위기 속 희생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따라와야 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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