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 계기로 ‘바이러스 특허 선진국’ 도약"

      2020.07.07 17:48   수정 : 2020.07.08 11:06기사원문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식재산권 업계에 적잖은 파고로 다가오고 있다.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분쟁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와중에서도 국내 지식재산권 업계의 기회요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한시적으로라도 미국 시장에서 중국 지식재산권이 배제된다면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 세계의 염원이 된 코로나19 퇴치라는 과제 달성에서도 국내 지식재산권 업계가 개발한 바이러스 기술에 관한 글로벌 특허정보 공유센터(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 등이 전 세계 연구개발자들을 협업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누적 확진자가 1155만명을 넘어서면서 미국 길리어드사의 렘데시비르 등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에 대한 특허권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강제실시권' 발동 등이 가능하지만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코로나19로 불거진 미·중 IP전쟁

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특허청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주관해 열린 제10회 국제지식재산보호컨퍼런스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상화가 되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관련 산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이광형 KAIST 교수는 "코로나19에 의해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이 사람 간 관계에 대한 의식의 변화"라면서 "언택트 산업이 갈 곳은 가상공간뿐으로 이에 따른 지식재산권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지식재산이 강조될 것"이라며 "지금 해야 할 일은 지식재산권 보호에 관한 기반을 다져 전 세계 발명가들이 우리나라에서 특허를 출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이슈는 '코로나19 이후 미·중 IP분쟁과 한국의 영향'이었다.

정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통상분쟁을 담당했던 김성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미·중 무역분쟁은 우리에게 기회요소도 존재한다"고 역설했다. 김 변호사는 "전 세계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진용으로 갈리면 한국도 선택을 해야 하는 고민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인 만큼 한국이라는 위치는 두 쪽이 모두 막혔을 때 활용가치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지금까진 국내 산업정책이 국적을 따져서 우리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이었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에 더 유용한 쪽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럼에선 미국 길리어드사가 개발 중인 렘데시비르 등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에 관한 지식재산권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윤선영 대한변리사회 부회장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세계적인 공공재로 누구 하나 이윤을 추구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이라며 "미국 제약사 에브비의 경우 이스라엘이 자사의 에이즈(HIV) 치료제인 '칼레트라'에 대해 강제실시권을 행사하자 전 세계 특허를 포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부회장은 "글로벌 제약업계나 미국, 영국, 스위스는 백신을 개발해도 특허는 공개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며 "신약 개발에 통상 10~15년의 시간이 필요하고 약 4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포기하라고 강요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역시 이스라엘처럼 강제실시권을 발동할 수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다섯번 중 네번이 기각됐다"며 "때문에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고 약가를 할인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韓 '바이러스 특허정보 공유센터'로이날 포럼에선 코로나19가 국제사회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식하게 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국내 업체가 주도해 개발한 바이러스 특허정보 공유센터가 이를 주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광개토연구소가 자체개발한 특허정보 공유센터는 바이러스 관련 글로벌 특허정보 검색, 분석,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0종 이상으로 분류된 바이러스 기술과 10만개가 넘는 관련 키워드에 대한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내 35만여건의 특허를 분석해 국가별 동향, 기업, 기술, 연구자, 이벤트 및 특허 콘텐츠를 시각화해 제공한다.

게다가 바이러스 관련 분류, 키워드에 해당하는 핵심기업, 전문성이 높은 기업 및 대학·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들을 클릭만으로 쉽게 검색, 분석할 수 있다.
공동연구 네트워크 및 해외에 있는 한국계 연구자를 손쉽게 찾을 수 있어 국가 간 협업 기회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한다. 현재 제공되는 언어는 한국어, 영어다.
오는 8월 15일 전까지 바이러스 기술 분류를 4000여종으로 확대하고 중국어와 일본어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이병철 팀장 최갑천 김병덕 김영권 김은진 김용훈 성초롱 김서원 기자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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