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상승, 세계 경기회복 희망 불 지핀다

      2020.07.16 04:44   수정 : 2020.07.16 04: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산업 기초재인 구리 가격이 뛰고 있다. 세계 경기회복의 청신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자들이 구리 가격 상승세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구리 가격이 수년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업 기초재인 구리 가격 상승은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자산운용사들이 세계 경기회복을 기대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근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 13일까지 12일 연속 상승세를 타며 파운드당 2.94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17년 후반 이후 최장 상승세다.
14일과 15일 이틀 연속 미끄러지기는 했지만 상승 모멘텀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구리는 전세계 제조업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초소재로 스마트폰부터 주택 건축에 이르기까지 안쓰이는 곳이 거의 없다. 이때문에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 흐름을 세계 경제 흐름을 알려주는 풍향계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구리 가격 흐름은 세계 구리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2위 경제국 중국 경제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한다.

WSJ은 최근 구리 가격 흐름은 중국의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으며 회복 강도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임을 나타내고 있고 전했다.

구리 가격은 3월 바닥을 찍은 뒤 35% 폭등했다. 이 기간 중국 상하이 복합지수 역시 상승세를 타 최근 2년 반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사상최고 기록을 보이고 있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적 투자자들도 구리에 뛰어들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이들의 구리 가격 상승 베팅은 7일 현재 3주 연속 순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년만에 최대 규모다.

투자자들은 구리 외에도 또다른 산업재인 알루미늄, 주석 같은 기초소재를 사들이고 있다.

구리 가격 상승세는 당장의 수요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공급 부족 우려에도 기인하고 있다.

신규 광산 투자가 실종되면서 장기적인 구리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가 투자들을 구리로 끌어당기고 있다.

또 세계 최대 광산 채굴 국가 가운데 하나인 칠레 등 핵심 지역에서 파업 등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는 것도 이유다.

제프리스의 금속 담당 애널리스트 크리스토퍼 라페미나는 일부 광산의 생산이 제한되는 가운데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3월 이후 전세계 구리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라페미나는 "(구리 광산) 설비확충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요가 회복세를 지속하는 한 시장은 공급부족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구리 가격 급등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의 수요 전망이 매우 취약한 점에 비춰 구리 가격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것이다.


구리는 또 경기변동에 민감히 반응하는 유가나 은행주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가팔라 시장 흐름에서 단절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고 WSJ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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