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로남불, 정부 조달업체 통해 전세계 수억명 위치추적
2020.08.08 05:34
수정 : 2020.08.08 05:34기사원문
미국 정부 조달업체가 전세계 수억명이 쓰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500여개에 사용자의 위치 추적이 가능한 소트프웨어를 장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WSJ에 따르면 위치추적은 미 정보분야에서 근무한 예비역 군인 2명이 창업한 업체가 디딤돌이 됐다. 이들이 버지니아주에 세운 어노멀리 식스라는 작은 기술업체가 전세계 수억 휴대폰 사용자의 위치 추적이 가능한 장치를 500여 앱에 장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노멀리는 자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일부 앱에 직접 장착하는 등의 방식으로 위치추적이 가능토록 했다. 사용자가 SDK가 깔려 있는 앱의 휴대폰 GPS 접근을 허용하면 위치추적이 가능해지도록 돼 있다.
어노멀리는 일정 비용을 내거나 하는 식으로 앱에 SDK가 깔리도록 했고, 이 앱을 통해 수집하는 사용자 정보를 팔아 막대한 수익을 냈다.
WSJ은 그러나 소비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앱에 SDK가 장착돼 있는지 여부는 결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미 연방정부 조달업체인 어노멀리는 전세계 위치 정보를 미 정부와 민간 부문 고객들에게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어노멀리는 WSJ에 미국 전화번호의 위치이동 정보는 민간부문에만 판매했다고 밝혀 외국 사용자들의 위치정보는 미 정부에 팔아넘겼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WSJ은 범죄인 추적을 위해 사법기관이 이 정보를 샀을 뿐만 아니라 군·정보기관들 역시 이런 정보에 접근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 틱톡이 미 사용자 정부를 중 정보기관에 보낼 것이라며 안보위험을 들어 사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나 다른 미국 기업이 틱톡을 인수해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와 완전히 갈라서지 않으면 사용금지를 하겠다면서 45일을 시한으로 못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행정명령에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앱인 위챗도 포함시켰다. 위챗은 미국인들에게 틱톡만큼 인기 있는 앱은 아니지만 중국 현지의 소식을 접하거나 현지인들과 접촉하는 주요 통로 역할을 해 왔다.
엄청난 충격을 무릅쓰고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위챗 금지에 나선 배경이 어쩌면 미국은 벌써부터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나오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