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벗고 턱에 걸치고… 방역지침 무시하는 ‘노마스크 민폐족’
2020.08.24 17:46
수정 : 2020.08.24 20:05기사원문
카페 등 마스크 착용 증가했지만…
서울 종로 일대 음식점과 카페에선 이날 대다수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날 0시부터 시 전역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음식물을 섭취할 때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내는 물론, 다중이 집합한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방역 수칙을 어긴 것이 적발될 시 1차례 위반만으로도 2주간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다. 또 즉시 고발조치와 300만원 이하 벌금도 병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강경조치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들이 다수 포착됐다.
이른바 '송해골목'이라고 불리는 서울 종로 탑골공원 뒷길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노인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냐"고 묻자 "코로나니까 다가오지 말라"는 비아냥이 돌아오기도 했다.
서울 모 전통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더워서 마스크를 쓰기 힘들다"며 "손님을 상대할 때만 쓰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땀을 흘리며 탁구를 즐기던 A씨는 "잠깐 마스크를 벗은 것"이라며 턱까지 내린 마스크를 급하게 추켜올렸다. 이 탁구장은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해 환기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목소리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시민들은 불안감을 표출했다. 마스크를 쓰는 사람만 쓰고, 쓰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안 쓴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60대 김모씨는 "심각한 상황인데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난다"며 "누구는 이 더운 날씨에 쓰고 싶어서 쓰나.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사람만 바보가 되는 거 같다"고 언성을 높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9%가 '감염 확산 조치 차단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와 일치한다. 대한감염학회 등 9개 유관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는 현재 상황에 대응하기 역부족"이라면서 "정부가 제시한 3단계 기준을 이미 충족했다. 방역에 성공하지 못하면 경제를 비롯한 사회의 여러 가치도 지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