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기 만료' 금융권 CEO, 연임·교체 속속 윤곽
2020.09.02 06:20
수정 : 2020.09.02 06:20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올 하반기 임기를 마치는 금융사 수장들의 거취가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주목도가 높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많다. 주요 은행 중에선 올 연말 임기를 마치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윤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 등 총 4인을 최종 회장 후보군(숏리스트)에 올렸다. KB금융 회추위는 오는 16일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큰 변수가 없는 한 지난 2014년 11월부터 KB금융지주를 이끄는 윤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적이나 외형 확장, 안정적인 경영 등의 측면에서 봤을 때 윤 회장 취임 이후 성과가 워낙 뚜렷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취임한 2014년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조4000억원있으나 2017년 3조3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을 뿐 아니라 지난해까지 매년 3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외형 측면에서 봐도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 올해 푸르덴셜생명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등 비은행 수익 확대 기반도 마련했다.
시중은행장 중에선 허인 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각각 올해 11월, 12월 임기를 마친다. 허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은행들 중 당기순이익 1위를 수성했고,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와 라임사태 등 금융권 사고에도 휘말리지 않아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연임이 유력하다. 핵심성과지표 개편, 전 직원의 디지털 역량 확보 등 신한은행이 반드시 갖춰야 할 변화를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는 평이다. 또 지난해 신한은행은 글로벌에서만 37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3215억원)대비 15%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국제통'으로 불리는 진 행장의 경영전략이 주효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박종복 현 행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 SC제일은행 임추위는 지난달 31일 박종복 현 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박 행장은 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상임이사에 선임된 후 같은 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은행장에도 선임될 예정이다. SC제일은행 임추위는 박 행장에 대해 "재임 기간 중 탁월한 리더십, 소통 강화 및 건전한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조직 문화 개선, 조직 안정화·최적화, 은행 브랜드 및 평판 제고 등의 비재무적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박진회 행장이 3연임 할 것이라는 기존 금융권의 예상을 깨고 새 행장을 뽑기로 했다. 박 행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현재는 수석부행장이었던 유명순 부행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씨티은행 임추위는 이달 중 유 직무대행을 포함한 후보들을 선정해서 차기 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SH수협은행도 이동빈 행장의 임기가 오는 10월24일 끝나는 만큼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차기 행장 후보군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 행장은 지난 3년간 소매금융을 강화하고 해외시장에 첫 진출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도 올 하반기 중 모두 끝난다. 김용덕 손보협회장은 11월5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11월30일, 신용길 생보협회장은 12월8일 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