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게 뭔데… 궁금하면 같이 보실래요

      2020.11.16 18:33   수정 : 2020.11.16 20:15기사원문
먹고 살기도 바쁜데 '사랑 따윈 필요 없다'고? 라이선스 뮤지컬 '고스트'를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1990년 개봉해 큰 사랑을 받은 영화 '사랑과 영혼'을 첨단 뮤지컬 공연 기술로 구현해 '매지컬'(매직과 뮤지컬의 합성어)로 통하는 '고스트'는 소문대로 명불허전이다. 이 작품은 원작자인 브루스 조엘 루빈이 직접 대본을 썼고 '마틸다'로 올리비에상을 수상한 매튜 와처스가 연출을 맡았다.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로 제62회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스튜어트와 유명 작곡가 글렌 발라드가 음악을 담당했다. 또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마술 효과를 만들어내 '일루셔니스트'라 불리는 폴 키이브가 특수효과를 맡아 볼거리를 더했다.

뮤지컬 '고스트'는 관객의 멜로 세포를 자극하며 연말 '데이트 뮤지컬'로 적격인 면모를 뽐낸다.
로맨스와 스릴러를 적절히 배합한 스토리는 막이 내리기 전까지 관객의 긴장과 안타까움을 자극한다. 입체적인 무대 연출과 앙상블들의 신나는 군무, 샘의 조력자가 된 가짜 심령술사 오다 메(최정원, 박준면)의 능청스런 연기까지 펼쳐지며 볼거리와 웃음, 감동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 첨단 뮤지컬 공연 기술이 응축된 무대는 화려한 영상쇼를 방불케 한다. 샘의 영혼이 문을 통과해 사라지는 원작 영화의 장면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재현하며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샘의 영혼이 지하철 유령과 맞붙는 장면은 마치 액션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스릴 넘친다. 샘과 몰리의 러브신은 그들을 클로즈업해 촬영한 영상을 별도로 영사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원작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오다 메의 몸을 빌린 샘의 영혼과 몰리가 춤을 추는 장면도 무대 위에 펼쳐진다.

오다 메 역을 맡은 박준면은 "이 장면을 연기할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고 전했다. 샘 역의 김우형은 "샘이 몰리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데 그때 내 마음속 떨림이 큰 파장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공연은 내년 3월 14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


5년 만에 내한한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래와 춤이 확실히 나뉘는 프랑스 뮤지컬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자주 볼 수 없는, 대사가 없는 '성 스루(Sung-through)' 뮤지컬로, 밀물처럼 밀려드는 주옥같은 노래와 멜로디에 온몸을 맡기고, 곡예사와 댄서들의 퍼포먼스를 즐기는 맛이 이색적이다.

국내에선 '노틀담의 곱추'로 친숙한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사랑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와 대주교 프롤로 그리고 근위대장 페뷔스의 사랑과 욕망이 15세기 파리의 시대상과 함께 장엄하게 펼쳐진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돼 세계 23개국 9개의 언어로 공연됐다. 국내에선 2005년 초연돼 신드롬을 일으켰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20주년 기념 버전을 좀 더 다듬은 이번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은 높이 10m, 길이 20m에 달하는 성벽 세트를 메인 무대로, 다양한 들을거리와 볼거리로 장관을 이룬다. 성벽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아찔한 곡예부터 집시 무리들이 그들만의 축제에서 선보이는 브레이크 댄스까지 드라마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퍼포먼스는 마치 현대무용 공연을 보는 듯하다. 약혼녀를 두고 집시 여인에게 마음을 뺏긴 근위대장 페뷔스가 '괴로워'를 부를 때, 그의 심리를 대변하는 반라의 다섯 남성 무용수의 몸짓은 조명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낸다. 의상도 시선을 끈다.
세 남자의 마음을 훔쳤으나 정작 자신의 사랑은 이루지 못한 에스메랄드의 녹색 드레스부터 콰지모도의 단풍색 의상까지 마치 가을 산을 옮겨놓은 듯하다. 귀에 익은 1막의 '대성당들의 노래'부터 신앙 중심의 중세에서 이성 중심의 근대로 넘어가는 시대적 분위기가 반영된 2막의 '피렌체'는 가사를 곱씹어 들으면 더 재미있다.
프랑스 음악차트를 44주간 휩쓴 세 남자의 중창 '아름답다' 등은 감미롭기로 유명한 '불어' 노래를 듣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공연은 내년 1월 17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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