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장관' 강경화, 文 신임 재확인 …'오경화' 끝까지 가나
2020.12.06 07:50
수정 : 2020.12.06 07:50기사원문
특히 강 장관은 미국 정권 교체기에 한미 동맹 현안은 물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 추진 등에서 정권 후반기 안정적인 외교 정책 추진을 위해 유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잇따른 외교관 성비위와 기강해이 사고, 남편의 부적절한 미국 출국 논란 등이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K방역'을 알리는데 앞장섰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내년 1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 관계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워싱턴으로 건너 갔던 강 장관은 조 바이든 당선인과 가까운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미 현안과 한반도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을 모색하며 적극 소통에 나섰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임기 1년7개월을 남겨놓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미, 남북 회담 등 한반도 문제의 논의 과정을 상세히 알고 있는 강 장관이 미국과 소통하면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의 파장이 한·일, 한·중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외교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대중국 견제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년 초 역내 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맹 현안으로는 한미가 1년 넘게 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차기 행정부에서 조속한 타결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도 과제다.
강 장관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세계 각국에 'K방역'을 알렸다는 점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국이 봉쇄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방역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각국에 공유하면서 국격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때 공관장 성비위 사건과 기강해이 사고, 남편의 부적절한 출국 논란이 불거졌지만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 연결될 사안은 아니라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에는 주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발생한 성비위 사건이 문 대통령과 뉴질랜드 총리 간 정상 통화에서 사전 조율 없이 거론돼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스페인 전략대화 공식 행사에서 심하게 구겨진 태극기를 배치하는 등 잦은 실무진 실수로 부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해외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지난 10월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한 여행을 떠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강 장관은 "말린다고 말려질 사람이 아니다"라며 거듭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보여 일단락됐다.
문 대통령이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한 데 이어 내년 초 2차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연말연초 두 차례에 걸친 개각을 예고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처럼 강 장관이 문 대통령과 5년 내내 함께하는 '오경화'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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