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분의 1㎜까지 3차원으로 본다

      2021.02.01 11:05   수정 : 2021.02.01 11: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100만분의 1㎜(1㎚) 크기의 원자들을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의 구조를 분석해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반도체 소자의 성능 개선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 연구단 박정원 박사팀이 호주 모나쉬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나노입자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 '3D싱글(3D SINGLE)'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나노입자의 전체적 형상을 넘어 원자 배열까지도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체 개발한 '3D 싱글' 알고리즘을 액상 투과전자현미경에 접목해 관찰 성능을 대폭 높였다.

나노입자는 그래핀 기반의 액체 특수 용기에 담겨 분석한다.
연구진은 그래핀과 액체에서 비롯한 노이즈를 제거하고, 원자만 최대 1.5배 더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선했다. 그결과 액체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는 나노입자를 추적하는 효율을 개선해 기존보다 10배가량 빠른 속도로 3차원 구조를 파악했다. 연구진은 지난 연구에서는 관찰이 어려웠던 크기 2nm 미만의 극미세 입자까지도 추적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허준영 연구원은 "여러 입자를 합성해 하나의 입자로 재구성하는 것보다 하나의 원자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나노입자의 '표정'까지도 정확히 파악해낼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초저온전자현미경(Cryo-EM) 등 분석기술의 발전으로 3차원 나노입자 구조를 파악할 수 있지만, 기존 기술은 동결된 시료만이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동결 과정에서 단백질이나 재료의 구조변화가 생길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박정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처럼 기존과 다른 미세한 구조변화까지도 포착해 분석해 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촉매·디스플레이, 신약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자의 성능개선 및 신물질의 설계·합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월 30일(한국시간)자에 실렸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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