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
2021.03.09 18:04
수정 : 2021.03.09 18:04기사원문
코로나19 이후 일터의 뉴노멀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것이다. 디지털 현장도 현장이다.
코로나 이후 사람의 뉴노멀은 자기주도성 회복이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해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조직구성원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게 됐다. 업무와 학습이 팀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팀 단위의 일문화와 학습문화를 구축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중간관리자인 팀 학습리더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관리자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구성원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할 것이냐는 문제는 자기주도성 회복으로 풀어야 한다. 자기주도성이 회복돼야 비대면 상황에서 스스로 일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스스로 학습은 자기를 바꾸고, 일터를 바꿀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뉴노멀인 현장에서 답을 찾아 자기주도성을 회복시켜 위기를 극복한 정책사례가 우리 역사에 있다.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이었던 서애 류성룡 선생의 고공책(考功冊), 공명첩(空名帖) 그리고 면천법(免賤法)이다. 전쟁 준비에 참여한 사람들을 공책에 기록해 상을 준다는 고공책으로 도망갔던 백성들을 불러 모았다. 군량미를 약탈하던 적폐를 타파하고, 곡식을 자발적으로 내는 사람에게 종이 벼슬을 주는 공명첩으로 군량미를 확보했다. 왜군의 수급을 베어오는 천민들에게 양인 신분을 주는 면천법으로 백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전쟁이 끝나자 조정은 서애 류성룡 선생을 파직시키고, 그의 정책을 폐기해 백성들의 신뢰를 잃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은 실각 후 낙향하여 성찰의 리더십을 발휘, '징비록(懲毖錄)'을 집필했다. 임진왜란과 같은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오늘날 필요한 혁신경영 리더십은 레토릭(rhetoric)으로 대중을 열광시키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니고, 대중을 선동해 편을 갈라서 없던 적도 만들어 싸우는 이념적 리더십도 아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의 미래를 만드는 실용적인 성찰의 리더십이다.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 고려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