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인플레 공포' 채권값·주가 급락

      2021.03.09 18:33   수정 : 2021.03.09 18:33기사원문
미국 국채 금리가 뛰면서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내 10년물 이하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주식시장은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034%에 마감했다.

3년물 역시 역시 전날보다 6.7bp 상승한 연 1.206%에 거래를 마쳤다. 3년물의 경우 이틀 동안에만 20bp 오른 것으로 시장에서는 '비이성적인'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5년물은 9.5bp 오른 연 1.592%에 마감했다.
그러나 초장기물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20년물과 30년물은 0.3bp, 1.1bp 하락했다. 국고채 선물 시장도 약세(채권 가격 하락)를 보였다. 특히 10년 국채선물(최근월물)은 전날보다 0.5틱 내린 126.88에 마감했다. 3년 국채선물은 전날보다 26틱 내린 110.93에 장을 마쳤다.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이다.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속도가 기존 예상보다 빠른 데다 상승폭도 커 국내 시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상 미국 채권금리와 국내 국고채 금리는 동조화를 이룬다. 특히 우리나라의 추가경정예산 등 국내 이슈가 일단락됨에 따라 대외금리 영향력이 높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채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국의 채권 시장은 1조9000억달러 추가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하고 백신 보급이 가속화되면서 큰 폭의 약세장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BOE 통화정책회의가 매파적으로 해석된 영향도 컸다. 미국 국채 금리는 8일(현지시간) 연 1.59% 안팎에서 거래됐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는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한다 했지만 시장은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불안감이 금리를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도 미국발(發) 금리 발작에 휘청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99포인트(0.67%) 내린 2976.12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2929.36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510억원, 2927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6423억원)세를 버텨내지 못했다. 미국과 한국 금리가 변곡점을 넘어서면서 금리 자체가 금융시장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주가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 2일 이후 3개월여 만에 9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41포인트(0.93%) 내린 896.36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크게 올랐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에 비해 7.10원(0.63%) 상승한 1140.30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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