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주 상장의 배신.. 12개중 11개 ‘손실’

      2021.04.06 19:36   수정 : 2021.04.06 19:45기사원문
소위 '공모주 대박'을 노리고 비상장주식 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지만 정작 상장 이후에는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된 기업가치 평가 없이 기대감만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어 주가에 거품이 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온라인 비상장주식 거래소 38커뮤니케이션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다 올해 상장한 종목 수는 12개다.

이 중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제외한 11개 종목의 현재 주가가 상장 직전 장외종가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SK바이오팜이 '따상상(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뛴 후 이틀 연속 상한가)'으로 소위 대박을 친 후 '공모주 불패론'이 형성되며 비상장주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상장만 하면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로 배정받는 물량이 제한적인 공모주 청약에 뛰어들기보다 미리 비상장주식을 확보해 차익실현을 노린 것이다.


그러나 대박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따상상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사이언스 현재 주가는 11만5500원으로 장외종가(17만500원)에 비해 32.3%나 떨어졌다. 이외 씨앤투스성진(-52.2%), 유일에너테크(-44.9%), 뷰노(-42.6%), 핑거(-42.6%), 나노씨엠에스(-39.3%), 솔루엠(-38.3%), 라이프시맨틱스(-33.5%) 등 종목의 장외종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율이 큰 상황이다.

상장 직전 장외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할 경우 실패 확률이 높은 것은 적정주가를 산정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비상장주식은 현재 '38커뮤니케이션' '증권플러스 비상장' '서울거래소' 등 사설거래 플랫폼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중 사설거래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비상장주식 매매는 '일대일 상대매매' 방식이다.
'경쟁매매' 방식으로 진행되는 상장주식 거래는 다수의 매도인과 매수인 가운데 조건이 맞는 것끼리 거래가 체결돼 시장가가 결정되는 반면 일대일 상대매매는 특정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주가가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비상장주식의 고평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며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대안으로는 제도권 장외주식시장인 K-OTC를 이용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주식은 연속적으로 거래가 일어나면서 가격정보가 끊임없이 반영되지만 비상장주식은 그 정도로 빈번하게 거래되지 않아 주가정보 반영의 효율성이 상장주식 대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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