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등판 '길라잡이' 누구…김종인 역할론 관심
2021.04.09 05:02
수정 : 2021.04.09 05:02기사원문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반(反)문재인 정서를 등에 업은 야권으로선 정권교체론 확산을 위해 대형 이벤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카드는 유력 야권 대권주자로 분류돼 있는 윤석열 전 검찰 총장이 공식 석상을 통해 등판, '야권행'을 선언해주는 것이다.
야권 인사들이 학연, 지연, 법조계 인맥 등 온갖 인연을 동원해 윤석열 모시기에 올인해 온 것도 이런 이유다.
누가, 어떤 진입로를 통해 윤 전 총장을 야권으로 끌어오는 '길잡이'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향후 야권 정계 개편의 방향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길라잡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8일 퇴임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퇴임 기자회견 직후 '자연인이 됐으니 윤 전 총장을 만날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자연인으로선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거지 뭐"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윤 총장에 대해 "별의 시간을 맞았다"며 지속적으로 군불떼기를 해온 데다 만남 가능성도 열어놨던 것에 비춰 김 위원장이 길잡이 역할을 할 거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윤 전 총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에 '기여'한 만큼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쪽으로, 김 전 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제3지대를 형성 세를 규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1년 이상 국민의힘에 적을 두고 당을 이끌었던 만큼, 일단 윤 전 총장을 접촉한 후 국민의힘으로의 자연스러운 입당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는 김 전 위원장이 대표로 재추대되는 걸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중진들의 반감이 큰 당내 분위기를 잘 아는 인사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충청권 인맥이나 당 내 법조계 출신들이 나서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으로 '직행'하도록 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충남 출신으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최다선(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충청대망론'을 주도하며 윤 전 총장 영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은 고향 친구"라며 지연을 강조한 바 있는 그는 최근 부쩍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제 윤 전 총장도 정치적인 선택을 해야 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범야권이 단일대오로 진지를 구축하는데 뭉친다면, 선택지는 뻔하지 않나. 단일대오에 윤 총장이 합류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가 국민의힘에 주는 의미는 변화하고 쇄신하라는 명령"이라며 "이 대열에 윤 전 총장이 함께 해줬으면 좋겠다는 거다. 윤 전 총장이 과거의 국민의힘에 들어오기는 싫을 거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스스로 변화하기까지 기다리지 말고 들어와서 변화와 쇄신에 힘을 합치자고 얘기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사법고시 33회)과는 나이는 같지만 법조계 선배인 권성동 의원(사법고시 27회)도 국민의힘 직행에 안내자 역할을 할 수 있다.
권성동 의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이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통해 조직의 힘이 중요함을 깊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르면 7~8월쯤 야권 후보 단일화 차원에서 윤 전 총장이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에선 윤 전 총장과 학연 지연 등 아무런 인연이 없으면서도 윤 총장이 대선판에서 버티려면 자금, 조직력 등이 받쳐주는 국민의힘으로 직행해야 한다는 당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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