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이기고 대선까지"…몸풀기 들어간 野 대권주자들
2021.04.09 05:50
수정 : 2021.04.09 05:50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보수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들에게 이번 4·7 재·보궐선거 결과는 1년만에 민심이 180도 돌아섰다는 점에서 희망을 주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야권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인들을 만나며 국정 현안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와중에 이번 재보선을 앞두고 지난 2일 부친과 함께 사전투표에 나선 것은 상당한 정치적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달 4일 검찰총장직을 던진 지 약 한달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야가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윤 전 총장의 사전투표는 그 자체로 투표독려, 나아가 야권에 대한 무언의 지지로 해석됐다.
선거 결과는 보수야권의 압도적 승리였지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일주일 전과 비교해 대폭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 전문회사가 지난 5~7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를 벌인 결과 윤 전 총장은 일주일 전 대비 7%포인트(p)가 하락한 18%의 지지도를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여론조사 관계자는 "보궐선거 이슈에 묻힌 데다 윤 전 총장의 신변잡기와 관련한 기사만 나오면서 피로감을 느낀 것이 반영된 거 같다"며 "지지도가 오르려면 분명한 메시지를 내는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5~6월 이후 윤 전 총장의 행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본다. 당장의 관심은 자연인이 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남 여부로 쏠린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자연인 신분이 됐기에 (윤 전 총장과)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대권 도전을 공식선언한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8일) 김무성 전 대표가 좌장으로 있는 마포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자신에게도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전 의원은 "지금의 지지도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은 11개월간 국민이 어떤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지 생각할 기회가 있을 텐데 재보선을 계기로 지금부터 제 생각을 열심히 알리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과 황교안 전 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모두) 다 검찰 출신이 대선 주자인 상황에서 경제와 안보, 복지 등 민생 문제에 대안을 갖고 계획할 수 있는 후보는 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야권의 재보선 승리에 공을 세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향후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안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밀려 야권 단일후보가 되지 못했지만 선거 기간 내내 서울과 부산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면서 국민의힘 지지층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상태다.
당장 안 대표는 재보선 기간 약속한 국민의힘과의 합당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보수 야권의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호랑이 굴'인 국민의힘과 합당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지, 아니면 윤 전 총장을 비롯해 제3지대에서 헤쳐모여식 합당을 할지 등의 방안 모색에 들어갈 전망이다.
홍 의원은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 복당 문제를 일단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NS 정치를 이어가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대선 후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제외한 대선주자들은 현재 지지도가 1~7%에 머물러 남은 기간 확실한 모멘텀을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