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 vs 민심' 선거 진 민주당, 내부투쟁 시작됐다

      2021.04.11 12:20   수정 : 2021.04.11 12: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4·7 재·보궐선거 참패 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조국 사태부터 추미애-윤석열 갈등, 페미니즘 이슈 등으로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생긴 것이 민주당이 처한 가장 큰 난관이다.

■"조국 비판·성추행 사과"하며 뒤늦은 반성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2030세대의 젊은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이 지난 9일 성명을 내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뒤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2030 의원들이 조국 전 장관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놀라운 일이다.
지난 2019년 윤석열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수사에 나선 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조국 전 장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들은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추진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에게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에 대해 사과했다. “국민적 공감 없이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해 후보를 낸 뒤 귀를 막았다”며 “진심 없는 사과, 주어·목적어 없는 사과, 행동 없는 사과로 일관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내부총질 하지말라" 당심은 여전히 강경
이들의 반성에 대해 당내 비판도 쏟아졌다.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개혁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의원들이 엉뚱하게 ‘내부 총질’을 하고 있다"는 게 열성 당원들의 시각이다.

화가 난 당원들은 더불어민주당 게시판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의원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이 뭘 잘못했느냐", "조국 만큼만 하라", "내부 총질을 한다" 등의 의견을 당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남기며 반발하기도 했다. 다음 총선에서 낙선 운동을 하겠다고 엄포도 놓는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민주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과 관련 "그러면 망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번 선거 패배 원인이 '조국 지키기'에 있다고 언급한 김해영 전 의원을 비판했다.
앞서 김해영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사태에서 우리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도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김어준씨는 "원래 선거를 지는 쪽에선 대체로 선거에 가장 도움이 안 됐던 분들이 가장 도움이 안 될 말을 가장 먼저 나서서 한다"며 "조선일보 같은 데서 소신파라고 띄워 주지만, 이분들 말대로 하면 망한다"고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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