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한다" vs "진전 없어"...야권 통합, 하긴 할까
2021.04.15 07:59
수정 : 2021.04.15 07: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야권 통합은 이뤄질 수 있을까. 통합을 논의 중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입씨름만 이어가고 있다. 한 쪽에선 “이르면 다음주 중 합당 문제가 정리될 것(국민의힘)”이라는데, 다른 쪽에선 “통합이란 목표에만 동의할 뿐 시기와 방식 등 각론에 대해선 아무 진전이 없다(국민의당)”고 말한다.
1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합당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잘 되고 있고, 머잖아 합칠 것”에 가깝다.
시간표도 거론되는데 ‘다음주 중 합당 선언’→‘실무 협상 진행’→‘통합 전당대회 개최’의 시나리오다. 현실화될 경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서는 모양새도 가능하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속도와 순항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11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안 대표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만큼 통합 논의가 늦어질수록 안 대표를 고리로 야권 지지층의 원심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이런 국민의힘에 대해 냉소적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통합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통합을 ‘결혼’에 비유하면, 결혼하기로 약속을 한 건 맞다. 그런데 언제, 어떻게 식을 진행할 건지, 어떤 사람들까지 함께 할 건지 등의 각론은 정리된 게 하나도 없다”면서다.
국민의당이 조심스러운 건 당 내부 사정과 양당의 체급 차이에서 오는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지지세가 적잖은 만큼 합당 과정에서 그 만큼의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강하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합당 발표할 때 양당이 모여 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입당하는 것 마냥 고개 숙이고 들어오라는 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며칠 전 국민의당 주요 구성원들이 안철수 대표와 면담하는 자리에서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시절, ‘안철수 입당하라’고 요구만 하다가 총선에서 참패한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고 전해졌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