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월세 급증… ‘삼중고’에 세입자 허리 휜다

      2021.06.24 18:17   수정 : 2021.06.24 18:17기사원문
저금리·임대차3법·보유세 강화 등이 겹치면서 서울의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세입자가 월세로 내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전·월세계약이 신고된 서울 아파트 10가구 중 3가구는 월세계약으로 지난해보다 비중이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6월은 일년 전과 비교해 10% 가까이 월세 비중이 뛰는 가운데 전세 매물은 갈수록 줄고 있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6월 현재까지 거래된 서울의 전·월세거래는 7만4042건으로 이중 월세거래는 2만4842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전·월세계약 중 월세계약 비중은 33.5%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거래된 전월세거래 가운데 월세비중이 28.6%였던 것에 비해 4.9%포인트 가량 오른 수치다.


월별로는 올 들어 4월에 월세비중이 37.5%까지 치솟으며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5월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30%이상을 유지하며 월세비중 증가세는 연중 지속되고 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전월세신고제가 시행된 이달 들어 월세 비중은 전년 동기대비 가파르다는 점이다. 올해 6월 현재까지 월세계약 비중은 34.3%로 전년 25.4% 대비 9.1%포인트 가량이나 상승했다.

이같은 월세의 가속화는 저금리 장기화와 늘어난 보유세 부담에 임대차3법까지 어우러진 복합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근까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0%대에 머물고 있어 전세금 등 목돈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월세를 받으려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임대차3법과 늘어난 보유세 부담도 집주인들이 월세로 전환하려는 유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유세 인상분을 월세로 충당하려는 수요가 생기고, 전월세신고제로 임대소득이 노출될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이번 기회에 월세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세금혜택이 줄어들고, 보유세부담은 늘어나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받아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을 대체하려는 니즈가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금리가 오른다해도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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