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동시 압박 카드로… 주한미군 역할 더 커졌다

      2021.07.11 17:34   수정 : 2021.07.11 17:34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미 대선을 수일 앞두고 국내 한 언론사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과 미국은 혈맹이며, 자신이 당선되면 동아시아의 평화 유지를 위해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빠른 외교도 강조한 그는 취임 후 중단됐던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재개시켰으며, 지난 3월 한국이 지난해에 비해 13.9% 증가한 1조1833억원을 부담키로 합의했다.

미국 언론들은 두 나라의 합의는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오바마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아시아의 동맹국들과 협력을 더 강화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미국의 장기적인 안보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견제를 위해서는 동맹과의 관계가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역할도 앞으로 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태평양 지역 외교전문지인 '더 디플로맷'은 지난해 미 육군전쟁대학(USAWC) 전략연구연구소(SSI)가 공개한 인도·태평양 지역 미군의 대중국 대비태세에 관한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주한미군이 단지 한반도에서 북한의 군사력을 억제하기 위해서만 주둔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USAWC 보고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미군의 대중국 대비태세를 언급하며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북한과의 대규모 충돌에는 대비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에는 미흡하다고 상세하게 지적했다.

더디플로맷은 한미동맹으로 인해 때로는 양국 간 마찰을 일으켰으며 두 나라 사이에 오해의 소지도 있으나 건설적으로 접근할 경우 한국과 미국 모두에 이익이 되고, 한반도를 비롯한 주변 지역의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지는 현재 주한 미 제2 보병사단이 여단급 전투단을 미국 본토에서 한국으로 순환 배치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군의 해외파병 기동력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미군 배치 변화도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 2일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 사령관 이취임식 당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보내온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함께 주한미군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주한미군이 단지 한반도에서 북한을 억제하는 것이 이상의 역할을 맡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미국 하원은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가능성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초당적 법안을 발의했다. '한미동맹 지지 법안'은 주한미군의 철수나 감축에 관한 조건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해외 주둔 미군의 배치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진행 중인 상황이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하원의 법안은 "사실상 한국이 사전 동의하지 않는 한 일방적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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