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원룸 임차인···33억원어치 필로폰 제조업자였다

      2021.07.19 11:27   수정 : 2021.07.19 11: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주택가 원룸에서 마약 제조 시설을 갖춰놓고 약 3만3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필로폰을 만들어 유통을 시도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지면서 마약 밀반입 창구가 막힘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필로폰을 제조·판매하려한(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30대 A씨를 검거해 구속송치했다.



A씨는 지난 4월 경북 구미 소재 한 주택가 원룸 2세대를 빌린 뒤 환풍시설과 필로폰 제조에 필요한 각종 기구를 마련해 최근까지 필로폰 1kg을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3만3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로 따지면 33억원에 달한다.

그는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에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 필로폰을 제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교도소 동료 제소자와 인터넷 등을 통해 필로폰 제조법을 배웠다는 진술을 받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A씨 완제품인 필로폰 1kg 및 비이커, 방독면, 믹스기, 계량컵 등 각종 기구 49점, 화공약품 13종 등을 현장에서 압수했다.

A씨 범행은 자신이 만든 필로폰을 부산에서 판매하려 지인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의해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A씨의 필로폰 유통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측은 “과거 마약 제조사범들은 인적이 드문 은밀한 장소를 선택했으나 A씨는 도심 주택 밀집지역에서 제조를 시도했다”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건물 내 주민들의 시선을 피하고자 원룸 최고층 2세대를 빌리고 환기시설 등을 갖추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19 확산으로 해외 마약 밀반입이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마약류를 생산하려는 시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 단속 활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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