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문의 쇄도…메타버스 대중화가 1차 목표"

      2021.09.16 06:00   수정 : 2021.09.17 12:13기사원문
양맹석 SK텔레콤 담당© 뉴스1


SKT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서 이용자들이 '노래방'을 열어 노래를 부르고 노는 모습. (이프랜드 앱 갈무리)© 뉴스1


이프랜드에서 진행된 K팝 팬미팅 행사. 케이팝 레이더에서 선정한 이달의 아티스트 태연이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스페이스오디티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의 제페토(ZEPETO)가 장악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이프랜드(ifland)'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제페토가 아바타 중심의 메타버스라면 이프랜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 속 온라인 모임에 특화된 메타버스다.

지난 7월 14일 이프랜드 출시 이후 두 달이 흘렀다. 초기 반응이 기대 이상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니즈가 폭발적이다.
"


SK텔레콤에서 메타버스 사업 담당을 맡고 있는 양맹석 담당는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프랜드와 같이 하고 싶다는 기업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라고 하면 다소 생소할 수도 있을텐데 의외로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B2C의 경우 서비스 내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비추얼 밋업(아바타를 통해 컨퍼런스, 공연, 전시 등을 할 수 있는 소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때보다 5배 정도 늘었고 요구사항도 많아졌다. 대응인력을 늘려가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비추얼 밋업, 점프 AR(증강현실), 점프 스튜디오 등 공간 플랫폼에 공을 들이다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자 기존 MR서비스 CO(컴퍼니)를 메타버스 CO로 바꾸고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양 담당은 이통사인 SK텔레콤이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SK텔레콤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소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통이 강점인 기업"이라며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나오고 있지만 소통에 집중하는 곳은 많지 않다. 그래서 시작점을 소통 즉 모임으로 잡고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액티비티를 확산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이프랜드를 런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이 2013년부터 AR, VR 관련 기술 축적을 해 왔는데, 이런 노하우와 기술들이 이프랜드 런칭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 담당은 1996년 SK텔레콤에 입사해 마케팅 전략팀, 요금 전략팀, 모바일사업, 5G사업 담당을 두루 거쳐 올 1월부터 MR(혼합현실) 파트를 맡고 있다.

"네이버 제페토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이프랜드는 만약을 뜻하는 if와 땅을 뜻하는 land의 합성어다. "사람들은 수많은 if를 갖고 있을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외국여행도 가고 싶을 것이고, 한번쯤 인싸(인사이더)가 되고 싶기도 할 것이다. 여기에 랜드(land)는 새로운 세상이다. 내가 상상하는 세상이 현실이 된다는 의미에서 이프(if)랜드(land)로 지었다."

최대 경쟁자는 제페토다. 제페토는 네이버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가 만들었다. 게임이나 아바타 꾸미기, 데이트 하기, 역할극하기, 명품 입어보기 등이 주로 이뤄진다. 최대 수용 인원은 16명이다. 고품질 음성소통이 가능한 이프랜드는 최대 13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양 담당은 "제페토와는 메타버스를 보는 출발점이 다른 것 같다. 제페토는 기본적으로 아바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이프랜드는 아바타를 생성해서 룸을 선택하고 그 룸에서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적화된 서비스"라며 "130명이 한 공간에서 모임을 할 수도 있고, 감정 표현을 할 수도 있고, 내가 모임을 만들면 그 모임을 단통방이나 지인들에게 초대도 할 수 있다. 또 영상자료 등을 같이 보면서 얘기를 나눌 수도 있다. 모임을 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겐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타깃은 MZ세대인 10대 후반에서 20대…하루에만 수천개 방 생겨"

이프랜드의 주타깃은 MZ세대다. 양 담당은 MZ세대의 범위를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로 규정했다. 그는 "지금은 서비스 도입기다. 서비스 초기에는 얼리 어답터들과 B2B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이미 예상했다"며 "MZ세대들과 소통하려고 하는 B2B 고객들이 쇄도하고 있고, 일반 고객들은 샤이한 사람들 보다는 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프랜드 안에서 하루에 수천개의 방이 생성되고 있다고 한다. 양 담당은 "인기 강사 김미경 강사의 경우 강의 두 시간 전부터 만석이었다. 아무도 방을 나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강사는 지난 8월 25, 27일 두 차례에 걸쳐 이프랜드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김 강사는 자신과 옷까지 똑같이 차려입은 아바타로 강연장을 누비며 질문까지 받았고 관객 반응도 좋았다.

"셀럽 발굴? 이미 하고 있다."

대개 모두가 대화에 참여하는 이상적인 모임을 꿈꾸지만 그 모임이 지속되려면 '인싸'가 있어야 한다. 셀럽(유명인을 뜻하는 셀러브리티(Celebrity)의 줄임말) 발굴은 이프랜드 인플루언서 그룹인 '이프렌즈(ifriends)'를 활용하고 있다. 양 담당은 "8월초 이프렌즈 모집에 수백명이 지원했다. 이렇게 많이 지원할 줄은 몰랐다"며 "당초 50명 규모로 이프렌즈를 운영하려고 했는데 지원자가 많아 2차수로 나눴다. 여기에는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분들도 있고, 팔로우들을 많이 갖고 있는 분들도 있다. 활동을 수익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서 이분들이 자기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수익 관점보다는 시장 키우기에 주력"

가장 궁금한 부분은 메타버스를 통한 수익 창출 부분. 그는 "수익 창출에 대한 계획은 갖고 있다"며 "다만 초반에는 메타버스 대세화와 서비스 활성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점은 단언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모이고 나면 메타버스 내에서 다양한 활동들이 일어날 것"이라며 "고객들이 호스트를 후원해 줄 경우 수익을 쉐어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일반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유료 모임을 할 경우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수익을 쉐어할 수도 있다. 또 기업들이 메타버스 내에서 시그니처 공간을 요구할 경우 그 공간을 제공해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좀 더 나가면 메타버스 안에서 입점도 많이 할 것"이라며 "입점을 하게 되면 그 안에서 커머스가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수익 관점 보다는 메타버스 시장이 얼마나 커지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10년 뒤 메타버스 세상은? 메타버스는 2D를 3D화시키는 큰 물결"

10년 뒤의 메타버스 세상은 어떻게 될까. SK텔레콤의 1차 목표는 메타버스 대중화다. 그는 "메타버스를 대중화하는 게 SK텔레콤의 1차 목표다. 그 과정에서 원래 기업들의 본업인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이 메타버스 공간으로 들어올 것이다. 공간 내에서 영화상영도 하고, 다양한 액티비티가 일어나는 월드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메타버스를 구현할 기술과 장비, 통신 환경도 훨씬 발전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2D를 3D화시키는 큰 물결이다. 이 물결 속에 또 다른 물결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MZ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영역들이 너무 다양하다.
제휴 파트너사들과 함께 이들을 만족시킬 킬러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라며 "요즘 MZ세대들이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데 방송사나 금융사들과 협력해 이프랜드 공간에서 함께 할 수도 있다. 아바타를 이용한 예능도 가능하고, 드라마를 만들 수도 있다.
메타버스라는 공간을 제공한뒤 그 공간을 꾸며 나가는 것은 고객들과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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