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근 지역구 찾은 이준석… "나중에 얘기" 외면하는 윤석열
2021.12.01 18:06
수정 : 2021.12.01 18:06기사원문
특히 윤 후보는 "이 대표와 이야기할 기회는 많이 있다"며 당장 해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선대위 구성과 일정 공유 등을 둘러싼 양측간 갈등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 李, 尹후보 겨냥한 최후통첩?
이 대표는 잠적 이틀째인 이날 오전 윤 후보 최측근 인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부산 사상 지역구 사무실을 예고없이 방문했다. 장 의원이 윤 후보와 가까운 인사라는 점에서 이 대표가 윤 후보측을 겨냥한 일종의 '무력시위'행보라는 해석이다.
이 대표 측은 "격려차 방문"이라며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윤 후보 측근인 장 의원 사무실을 방문함으로써 '정치적 경고장'을 내민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당초 윤 후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장 의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정작 윤 후보는 후보 일정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잠적과 갈등설에 대해 "민주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문제들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며 "일사불란한 지휘명령체계가 있다면 그게 어디 민주적 정당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 잠적은 어디까지나 이 대표 본인 의중이 실린 행보인 만큼 윤 후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란 해석이다.
사실상 선대위 원톱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후보는 후보 일정을 소화해 내야 되고, 당내 여러 불협화음들은 또 그대로 처리해 가고 해야 한다"며 "그러니까 멀티트랙으로 가줘야 된다. 멈출 시간이 없다"고 했다.
■양측 일단 냉각기, 주말이 고비
현재로선 당내에선 양측간 갈등을 중재할만한 인사가 없다는 게 문제다. 이에 따라 양측간 냉각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방법은 있다. 만일 윤 후보가 유세 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이 대표를 찾아 패싱 논란을 해명하는 한편 적극 협조를 요청하는 모양새를 갖출 경우 이 대표로서도 윤 후보가 깐 멍석을 마다할 명분이 없게 된다. 이 대표와 젊은 층 표심 지원이 절실한 윤 후보 입장에서도 갈등을 후보가 직접 해결했다는 우호적 여론 형성이 나쁠리 없다.
당 일각에선 이번 주말까지 일단 냉각기를 가진 뒤 주말을 전후해 윤 후보가 직접 이 대표를 찾아 얽힌 갈등의 실마리를 푸는 진정성을 보여주고,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원내 관계자는 "(현 갈등상황이 지속되는게) 이준석 대표도 유리할 게 없고 윤석열 캠프도 좋을 게 없다. 빨리 풀어야지 안그러면 둘 다 죽는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한 중진의원도 "대통령 후보인 윤 후보가 직접 (갈등을) 풀어야 한다. 윤 후보는 외면하고 이 대표는 겉도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엔 캠프에 큰 부작용이 초래되고, 상대 후보에게만 좋은 일을 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