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최윤길에 "의장직 줄테니 도개공 설립안 통과시켜달라"
2022.01.20 08:27
수정 : 2022.01.20 08:27기사원문
20일 조선일보가 입수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2012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시의원이었던 최씨는 당시 새누리당 내에서 시의회 의장 후보자 경선에 나갔다가 탈락했다.
김씨는 최 전 의장의 당선을 돕는 대신 최 전 의장에게 "의장직을 제공해 줄 테니, 의장이 되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되도록 해달라"고 제안했고 최씨는 이를 수락했다고 한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2012년 7월 시의회 의장 선거에서 최씨에게 몰표를 줬고, 새누리당 의장 후보였던 박모씨가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이후 최 전 의장은 대장동 특혜의혹 관련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3월 김씨가 이미 최 전 의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 수익이 나오면 사업 지분, 돈, 각종 이익 등 페이버(favor·대가)를 주겠다"고 제안한 상태였다. 2013년 1월 김씨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간의 대화 녹취록에는 김씨가 "최 의장 섭섭하지 않게만 해놔" "결국 최 의장이 시장(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하고 협상을 해야 돼"라고 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최씨는 2020년 12월 정 회계사에게 "그동안 도와준 대가를 달라"며 3억원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2021년 1월 김씨에게 직접 돈을 요구했다. 김씨는 "회사의 자금으로 한꺼번에 돈을 줄 수 없다"면서 2021년 2월 최씨를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앉혔다. 화천대유는 최씨에게 성과급 40억원, 연봉 8400만원, 법인카드 월 300만원을 주는 채용 계약서를 썼다.
경찰은 지난해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취업했던 최 전 의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도운 대가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성과급과 급여 등 41억 2000여만 원을 약속받고 그중 8000여만 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경찰 조사 결과 최씨는 한 차례도 화천대유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았고, 법인카드는 골프 의류를 사거나 골프 비용으로 썼다.
최 전 의장은 경찰 조사에서 "김씨를 소개받은 것은 공사 설립 조례안이 통과된 한참 후"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실제 화천대유 대표와 매달 4, 5차례 만나 민원 처리 방향을 상의했고, 다른 임원들도 50억∼100억 원 가깝게 성과급을 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씨 측도 "조례안 통과 당시 김 씨는 사업에 관여돼 있지 않았고 최 전 의장을 직접 알지도 못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