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효과'로 LG그룹 수혜?..."개별 경쟁력 찾아야"

      2022.01.20 15:52   수정 : 2022.01.20 15: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역대 최대 기업공개(IPO)의 역사를 쓴 LG에너지솔루션의 흥행으로 LG그룹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 때문에 LG그룹 종목들도 깜짝 반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엔솔 효과는 없다'며 개별 기업의 주가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상장사들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 동안 하락하던 LG화학은 전날 대비 4만3000원(6.58%) 오른 69만6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LG헬로비전은 전일 대비 200원(4.12%) 상승했고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다른 계열사도 0.38~2.19%의 상승세를 보였다.


LG엔솔의 청약 주간 동안 약보합세나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여줬던 LG그룹의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한 것이다.

LG그룹은 LG엔솔 상장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한다. LG엔솔은 신주 발행으로 10조원 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당장 10조원이 들어오지만 설비확장과 연구개발 등의 지출은 오는 2025년까지 4년에 걸쳐 이뤄진다. 자금활용 계획을 바탕으로 추정하면 3년간 이자수익만 2000억원 이상이다.

LG화학도 2조5500억원의 구주 매출로 세금을 제외하고도 2조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쥔다. 물적분할로 LG화학 구주주들이 LG엔솔 상장혜택에서 배제된 것과 대조적이다. 인적분할을 했다면 지배력 약화는 물론 막대한 증자 부담을 안았을 ㈜LG도 간접적인 이익을 거뒀다. LG그룹 시가총액도 LG엔솔 상장 이후 SK를 제치고 삼성에 이어 2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LG그룹의 주가에 미치는 효과는 찾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전에야 그룹사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기 힘들다"라며 "하루의 상승세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모기업인 LG화학 정도를 제외하면 개별 기업들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LG헬로비전의 주가는 이날 4% 이상 올랐지만 지난 6월 9940원에 마감된 것을 고려하면 6개월 동안 반토막이 났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와의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신규 성장 동력 발굴이 지연되고 있어서 밸류에이션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LG이노텍의 주가는 최근 LG그룹에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였다. 2달여 전(2021년 11월 10일 기준)과 비교하면 73.04%(15만8500원)나 뛰었다.
LG이노텍은 메타버스 기기에 핵심적인 부품의 독점적 시장 지위를 확보하며, 지난해 4·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전년 대비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메타버스 진출 등의 수혜를 고려해 LG이노텍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계열사에 그룹 주가가 영향을 받는 시대는 끝났다"라며 "당장 현금 흐름 등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 개별 기업들의 성장 동력을 갖춰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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