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주, 저학년 교실에서 동성애 관련 교육 금지
2022.03.29 08:46
수정 : 2022.03.29 08: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플로리다주가 유치원 및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상대로 동성애 관련 교육을 하지 못하게 막는 법률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우파 계열의 주지사는 학부모가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으며 좌파 진영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8일(현지시간) ‘부모의 교육권리법’에 서명했다.
드샌티스는 "부모들이 세뇌가 아닌 교육을 받기 위해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부모의 교육권리법을 위반한 교육구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공화당은 저학년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에 대해 학부모가 더 많이 관여할 수 있게 만드는 동시에 동성애 관련 주제는 가족끼리 논의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플로리다 주의회의 조 하딩 공화당 의원은 이번 법률에 대해 성소수자 및 동성애 문제를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가르치면 안 된다는 취지라며 자발적인 토론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법률 서명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과 좌파 진영에서는 비난을 쏟아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8일 트위터를 통해 "플로리다주와 전국에 걸쳐서 모든 학부모와 학생들의 존엄과 평등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워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동성애자 권리 옹호 단체와 좌파 단체들은 이 법을 '게이(gay·동성애자) 단어 금지법'으로 부르며 이미 소수자인 동성애자의 인권과 권리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진영에서 막강한 후원자로 활동하던 월트 디즈니는 플로리다 주정부에 대한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했다. 이어 성명을 내고 "우리 회사는 이 법이 연방의회나 법원에서 퇴출당하는 것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며, 전국이나 주 단위 시민단체들이 이를 위해 싸우는 것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