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현물가 사흘새 60% 폭등… 요금인상 압박 커져

      2022.06.22 18:22   수정 : 2022.06.22 18:22기사원문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이 3일 만에 60% 폭등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가스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로 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올 겨울 추가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와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지역 LNG 가격지표인 MMBTu(열량 단위)당 일본·한국 현물가격(JKM)은 15일 23.395달러에서 21일 37.325달러로 상승했다.

거래 휴장일을 제외하면 3일 만에 59.5% 급등한 수치다.

이는 러시아 국영가스기업 가즈프롬이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을 통해 독일로 수송하는 가스 공급량을 40% 가량 감축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결과다. 발표 직후 LNG 현물 가격은 하루 만에 48.11% 상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주요 항구인 텍사스주의 프리포트 LNG 터미널에 화재가 발생해 정상 가동에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LNG 현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SK E&S는 프리포트 LNG 터미널에서 연간 200만t의 LNG를 공급받아 국내 발전소에 공급하는데 당장 화재로 인한 수급 차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를 취급하는 국내 기업들과 한국가스공사는 LNG 물량의 약 80%를 장기 계약으로 들여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급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겨울에 가스 수요가 늘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앞다퉈 LNG를 미리 비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당장 프리포트 화재 영향은 없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면 수입처 다변화 등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가스요금을 인상하되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민수용(주택용·일반용) 가스요금의 원료비 정산단가를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0원으로 기존보다 0.67원 올린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3월 말 기준 가스 수입 요금과 판매 요금 사이의 격차로 쌓인 미수금이 6조원으로 부채 비율이 400%를 넘었다"며 "정부가 서민경제 안정 명목으로 원료비 연동제를 유보해왔는데 지금같은 가격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가스요금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박영훈 연구원은 "천연가스 재고가 충분치 못할 경우 겨울철 가스 가격 강세와 함께 내년 봄 질소 비료 공급문제 등 산 넘어 산"이라고 지적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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