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희에게 휴대전화가 없는 이유?.."골프에 방해 될까 봐"
2022.07.04 11:08
수정 : 2022.07.04 13:17기사원문
지난 3일 강원도 평창 버치힐GC에서 끝난 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오픈에서 시즌 첫승이자 통산 2승째를 거둔 임진희(24·안강건설)의 바람이다. 골프 선수들에게 '어떤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메이저대회이거나 상금이 큰 대회를 말한다.
그런데 임진희는 이와는 거리가 있는 약간은 충격적인 답을 내놨다. 그의 부연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분명 의외였다. 임진희는 자신의 상의 왼쪽 칼라에 새겨진 삼다수를 가리키며 "삼다수로부터 4년여간 후원받고 있다. 꼭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그가 고향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어하는 간절함에는 바로 그런 이유가 있었다.
임진희가 또래 선수들과 다른 점은 또 있다. 전국민이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흔하디 흔한 휴대전화가 아직 없다. 아니 의도적으로 갖지 않으려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골프에 방해 받지 않기 위해서다. 급할 땐 어머니 전화기를 사용하면 돼 전혀 불편함이 없다고 한다.
그가 골프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없애고 오롯이 골프에만 정진하려는 건 십분 이해가 된다. 그는 "초등학교 때 방과 후 수업으로 골프를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내가 정말 잘 치는 줄 알았는데,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생각이었다"면서 "골프는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매력이 있어 지금처럼 앞으로도 재밌게 골프를 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니 골프 외에 특별한 취미가 있을리 없다. 한 마디로 취미도 골프인 것이다. 그는 자신이 좋아해서 시작한 것이니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는 시간날 때 수영을 배우고 싶은데 그 또한 골프에 도움이 될까 봐서다. 임진희는 "항상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순간도 안할 수 없다. 그래서 평상시 생활도 골프 위주로 한다"고 했다.
임진희는 스스로의 강점을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으로 꼽았다. 그만큼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땀은 반드시 결실로 보답한다'는 걸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약점이었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혹독하게 노력한 결과 전체 15위 이내에 든 것이 그 방증이다.
임진희는 작년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생애 첫승을 거두기 전까지만해도 그야말로 '듣보잡' 선수였다. 그로부터 1년여간 이렇다할 성적이 없으면서 그 우승도 빛을 바랬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그는 '준비된 스타'임을 스스로 입증해보였다. 임진희는 "이제 시즌 13번째대회를 마쳤다. 아직도 18개 대회가 더 남았다"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