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부동산 폭락 막는 것이 우선

      2022.08.03 18:39   수정 : 2022.08.03 18:39기사원문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취임 3개월밖에 안된 시점에서 표면적인 지지율 하락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민을 가장 화나게 만드는 것은 경제문제이고, 그중에서도 주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걱정은 했으나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의 내심은 흐뭇한 상황이었다.

다만,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은 각종 규제와 세금폭탄이 민심이반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작금에는 세금폭탄보다 주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 국민을 더 화내게 만들고 있다. 물론 자산가격 하락은 문 정부에서 이미 시작된 것이고, 현재 경제난국은 국내적 요인보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끝나지 않은 코로나19가 가장 큰 요인이고 윤석열 정부가 책임질 일도 아니다.
결과적으로 국민 재산은 축났고 국민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판에 새 정부 초기의 일부 국정운영 미숙이 대통령을 탓하게 만들 빌미를 준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주가 등의 하락은 글로벌 요인이 강하나 이자율 인상이 직접적 요인이다. 미국의 이자율 인상에 대응하고 인플레이션 잡는다고 기준 이자율을 인상한 것이지만, 물가는 못잡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채질한 결과를 낳았다. 이자율이 높아지자 빚 내서 집을 구매한 다수 국민은 위기감에 휩싸이고, 이자율 인상 타격을 완화시키자고 내놓은 빚 탕감책은 정부정책의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 이자율 인상에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미국의 이자율 인상에 별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인플레이션 원인은 원유가격 등의 인상에 따른 코스트푸시 성격이 강한데 과수요 억제 목적의 이자율 인상은 적절한 처방이 아닐 수 있다. 한국은행 총재 입장에서는 물가관리와 환율방어가 최우선 과제이겠지만, 한은의 이자율 인상에 제동을 거는 부처는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반추가 필요한 대목이다.

윤궐집중(允厥執中)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직역하면 '모름지기 가운데 중을 잡아라'로 해석되는데, 중국 고사에 요 임금이 순 임금에게 임금직을 선양하면서 한 말이라 한다. 중정(中正)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로 해석되지만, 윤궐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담은 그 앞의 구절이 더 의미심장하다. "사람의 마음은 위태롭기만 하고, 도를 지키려는 마음은 극히 미미한 것이니, 정신 차리고 오직 하나로 모아 윤궐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정지지율은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변하는 민심의 향배에만 집중하면, 문재인 정부와 같이 재임기간 내내 40% 수준의 철벽지지율 유지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는 거의 못 내고 결국 정권도 내줘야 할 수 있다.

지지율 하락의 근본원인을 찾지 못하고 표면적 현상에 우왕좌왕해서는 안된다. 윤궐집중하라는 것은 국민 마음의 그 중심을 보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현재 중요한 것은 경제안정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보다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올린 이자율을 다시 내릴 수는 없으나, 적어도 이자율을 향후에도 계속 올릴 듯한 시그널을 주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도 이래저래 수술할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그냥 돌려놓으면 될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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