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지갑 닫는다... 국민 60% "하반기 소비 줄일것"
2022.09.27 06:00
수정 : 2022.09.27 18:05기사원문
최근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증가로 소비 여력이 줄면서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던 민간소비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7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약 10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7%는 하반기 소비지출을 상반기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올해 하반기 소비지출이 상반기에 비해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을 더 크게 줄일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경우 하반기 소비지출이 상반기에 비해 평균 7.9%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의 경우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0.01%)의 지출을 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저소득층일수록 최근 경기침체, 물가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 여력이 비례적으로 축소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하반기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이유로는 물가급등(46.3%)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고용·소득 불확실성 확대(11.5%) △채무상환 부담 증가(10.6%) 등의 순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0.4%) 등 대면서비스 소비 △내구재(15.0%) △의류·신발(13.7%)과 같은 준내구재 위주로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비내구재 중 △음식료품(28.4%) △주거비(전월세 및 전기·가스 등)(18.8%) △생필품·화장품(11.5%) 등은 상반기 대비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들은 올해 하반기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물가상승세 지속(51.0%) △금리인상(28.6%) △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9.6%) 등을 지목했다.
실제로 응답자의 과반(53.1%)이 하반기 계획한 소비를 이행함에 있어 소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으며 매우 부족하다는 응답도 15.1%에 달했다.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점에 대해 올해 하반기로 응답한 비중은 4.1%에 그쳤으며, 응답자의 약 절반(46.8%)은 내년에 소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2024년 이후'와 '기약 없음'으로 응답한 비중도 각각 25.2%와 20.4%에 달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민생안정과 소비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로 △물가안정(48.2%) △금리인상 속도 조절(17.9%) △농수산물 수급 안정화(11.9%) 등을 꼽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 우려로 소득 불확실성은 확대되는 반면 식료품 등 생활물가는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대출이자는 늘고 있어 국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