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로 7차례 찌르고 목 졸라…10대 강도 '참교육'한 점주 논란

      2022.10.04 15:14   수정 : 2022.10.05 10:31기사원문
계산대에 놓아진 칼을 손에 쥔 조니 응우옌(맨 왼쪽)과 강도들. (폭스3나우 갈무리)


계산대로 뛰어오른 강도를 칼로 찌른 응우옌. (폭스3나우 갈무리)


조니 응우옌 사건 관련 변호사비 기금 모금. (고펀드미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미국에서 담뱃가게를 운영하는 아시아계 사장이 복면 쓴 강도가 물건을 훔치려고 하자 흉기로 수차례 찔러 제압한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 폭스3나우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8월3일 오후 3시25분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주 웨스트 사하라 근교에 위치한 한 담뱃가게에서 일어났다.

당시 사장 조니 응우옌(22)은 계산대를 지키고 있었고, 이때 눈과 입만 구멍 낸 검은색 스키 마스크를 쓴 강도 3명이 가게에 들이닥쳤다.



두 명은 응우옌 앞으로 다가왔고, 나머지 한 명은 문 옆에 서 있었다. 이에 응우옌은 "너희는 왜 그렇게 복면을 쓰고 있니?"라고 물었으나, 이들은 대답이 없었다.

응우옌은 "그냥 나가 달라"고 요청했으나, 그중 한 명이 이를 무시한 채 팁(봉사료)이 담긴 통을 훔쳐 달아나려고 문 앞까지 갔다.


이때 응우옌은 계산대 근처에 있던 3인치(약 7㎝) 길이의 흉기를 몰래 한 손에 집어 들고 "다시 가져와라. 돌아와라"고 말했다.

그러자 강도는 팁이 담긴 통을 내려놓는 척 응우옌의 시선을 끌었고, 다른 강도는 계산대 위로 뛰어올라 진열된 물건을 꺼내 가려고 했다.

그 순간 응우옌은 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강도의 등, 다리, 목 부근 등을 7차례 찌르고 목을 졸라 제압한 뒤 문 앞에 내팽개쳤다.

이 과정에서 강도는 저항하면서 "나 죽어, 나 죽는다고"라고 울부짖으며 주저앉았다.

응우옌은 "처음에는 보통 손님인 줄 알았는데 스키 마스크를 쓰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나는 그들이 총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위협을 느꼈고, 나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도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제발 죽지 않게 해 달라'고 말했던 걸 기억한다. 그는 스스로 복면도 벗었다"며 "그때 난 경찰과 구급차가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2명의 강도를 체포했고, 동료가 흉기에 찔리는 모습을 보고 달아난 나머지 한 명도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10대 소년으로 확인됐으며, 흉기에 찔린 강도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생명에 큰 지장이 없다고 전해졌다.

현지 한 변호사는 3뉴스에 "당시 강도들의 무장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응우옌도 이를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의 핵심은 두 사람의 거리다. 강도가 가까워지자 응우옌이 안전에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현지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응우옌의 행동이 '정당방위'라고 생각하는 누리꾼들은 "용감하다", "잘했다. 범인이 교훈을 배울 만큼 충분히 고통받았길 바란다", "점주들은 자신과 재산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 "강도들은 총 맞아 죽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잉방어'라는 의견이 맞섰다. 이들은 "무장하지 않은 10대 소년이었는데 몇 달러짜리를 훔치려다가 7번이나 잔인하게 칼에 찔렸다. 단순 실수인데 이렇게 봉변당하다니", "주먹이나 치명적이지 않은 수단으로 자신과 재산을 방어하는 게 정당하다. 위협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칼로 찌른 건 결코 정당하지 않고 과했다", "강도들은 물건만 훔치려 했다.
어느 순간에도 응우옌의 신체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고 만지지도 않았다" 등 댓글을 남겼다.

일부 누리꾼들은 응우옌이 추후 혹시 모를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경우를 대비해 그의 변호사비를 모금했다.
8월5일부터 시작된 이 모금은 지난 2일까지 꾸준히 이어져 총 1만125달러(약 1400만원)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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