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박스오피스, 코로나 트라우마 벗을까

      2023.01.21 08:02   수정 : 2023.01.21 08:02기사원문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령' '교섭' '더 퍼스트 슬램덩크' '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올해는 코로나19 트라우마를 벗을 수 있을까.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는 언제나 극장의 성수기로 여겨져왔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시기인 만큼, 연휴 특수를 노리고 개봉하는 대작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설 연휴 개봉작들은 기대보다 좋지 않은 성적을 내며 위기감을 줬다.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관객들의 극장 기피 현상이다.

팬데믹이 설 연휴 관객수 변화에 미친 영향은 지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해인 2019년 2월 초 설 연휴 직전 기간에는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이 개봉해 무려 누적 1626만4944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 기록이다. 2018년에도 설 연휴 기간에는 마블 영화 '블랙 팬서'가 개봉해 누적관객수 539만8994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2020년 3월 팬데믹 선언이 내려지기 약 두 달 전이었던 1월 넷째주에는 설 연휴를 앞두고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미즈터 주: 사라진 VIP '해치지 않아'까지 무려 네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했다. 가장 흥행한 작품은 '남산의 부장들'이었는데, 이 영화는 누적관객수 475만104명을 동원했다. 설 연휴 직후인 2월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관객수가 급락했고, 이 같은 현상이 '남산의 부장들'의 더 큰 흥행을 가로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이후 극장가는 한동안 암흑기가 지속됐다. 2021년 설 연휴였던 2월 둘째주에는 성수기에 개봉할만한 대작들이 종적을 감췄다. 한국 영화 '새해전야'가 개봉했지만 누적 169만9838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새해전야'보다 약 3주 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소울'이 '흥행했다'고 평가할 만한 성적을 냈는데, 이 작품의 누적관객수는 204만8137명이이었다.

지난해 설 연휴 기간이었던 2월 첫째주에는 '극장 정상화'에 대한 희망이 커지며, 한국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과 '킹메이커'가 나란히 연휴 특수를 노리고 개봉했다. 두 작품 모두 규모나 캐스팅 면에서 블록버스터에 가까웠으나 흥행 성적은 좋지 않았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133만9242명, '킹메이커'는 78만3182명에 머물렀다.

설 연휴 흥행작은 나오지 않았지만, 2022년 전체로 보면 극장가 상황은 전년도인 2021년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엔데믹 시기와 맞물려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가 무려 1269만3175명을 동원,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관객 달성했다. 여름 성수기에 개봉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726만명, '헌트'는 435만명의 누적 관객을 각각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겨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의 흐름을 이어받아 올해 설 연휴에는 팬데믹 시기와는 다른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에는 두 편의 한국 영화 대작 '교섭'(감독 임순례)과 '유령'(감독 이해영)이 흥행에 도전한다.
이달 초 개봉해 계속해서 흥행세를 더하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으며, 천만 돌파를 앞둔 '아바타: 물의 길'의 뒷심 발휘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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