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규제완화 한달, 달라진 것은
2023.02.06 18:09
수정 : 2023.02.06 21:29기사원문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등장한 단어들이다. 모두 급등한 집값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이들의 상황은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그사이 부동산 정책도 규제 강화에서 완화로 급선회했다. 올해 초 발표된 1·3 규제완화 정책이 그것이다. 연초부터 발표된 대대적 규제완화에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정책이 시행된 지 한달 남짓. 그동안 시장은 달라졌을까. 조금씩 거래가 나타나고 집값 하락폭도 줄고 있지만 아직 '관망세'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각종 규제책을 대폭 풀기는 했지만 좀 더 보완할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되면서 재건축에 물꼬가 트였지만 이후 과정은 여전히 지난하다. 재건축이 초과이익환수제에 묶이면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례는 또 있다. 최근 확대된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민간 매입을 통한 시장 자율적인 미분양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민간 매입에 세금이나 주택 수 제한 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장은 여전히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2년 반 가까이 한국은행을 출입했다. 그동안 매번 그들의 디테일에 감탄하곤 했다. 한은 총재가 언급하는 단어 하나, 금리결정 발언, 가끔은 총재의 넥타이 의미까지. 정말 치밀할 정도로 세부적인 모든 것, 아니 그 이상의 행간의 의미가 기사가 되곤 했다. 그리고 시장에 영향을 줬다. 한은이나 한은 출입기자들이나 여느 출입처보다 특히 더 빈틈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일상에서도 그랬다. 상대의 섬세함에 마음이 움직일 때가 많다.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필요를 상대방으로부터 알게 될 때,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것을 상기시켜 줄 때, 나의 말 한마디까지 잊지 않고 꼼꼼히 피드백을 할 때다. 시장이 움직이는 것도 정확한 판단과 세부적인 대응이 있을 때가 아닐까. 양보다 질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건설부동산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