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의 가스관 폭파 의혹에 "해저 케이블도 공격 가능"

      2023.05.04 11:19   수정 : 2023.05.04 14: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지난해 9월 북유럽 발트해에서 발생한 천연가스관 폭발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가스관에 이어 해저 케이블도 공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세계에 실질적인 경제 타격을 가해 우크라 지원 의지를 꺾으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데이비드 캐틀러 정보·안보담당 사무차장보는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도발을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지원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얻기 위해 해저 케이블을 비롯한 다른 핵심 기반 시설을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당국이 해당 분야에서 과거 몇 년에 비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 중"이라며 특히 대서양 일대 정찰 활동을 늘렸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의혹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지난해 9월 26~27일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서는 잇따라 강력한 해저 폭발이 관측됐다. 당시 폭발로 인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관 2개 전부와 ‘노르트스트림-2’의 가스관 2개 중 1개가 파손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으며 이에 독일 검찰과 미 정보 당국 등은 범인을 찾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 CNN은 지난해 9월 28일에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폭발 현장 부근에서 러시아 군함들이 목격되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배후라는 주장을 부인하고 "가스 누출은 우리에게도 큰 문제"라며 "가스관 2개 모두에 가스가 차 있는데, 비싼 가스가 날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3월 미 뉴욕타임스(NYT)와 독일 매체들은 독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를 지원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적대하는 비정규 조직이 가스관을 폭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 정부는 해당 보도에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 와중에 덴마크 현지 매체들은 지난달 28일에 덴마크 군 당국이 지난해 9월 22일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인근에서 러시아 함선이 촬영된 사진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사진은 26장으로 덴마크 경비정에서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는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잠수함 구난 선박인 ‘SS-750’함이 가스관 인근을 항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SS-750은 해양구난함인만큼 수중 작전을 위한 소형 잠수함을 탑재하고 있다.


캐틀러는 “우리가 대륙들을 연결하는 제한된 숫자의 인터넷 케이블과 전자설비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약 400개의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있으며 그 중 절반은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케이블들은 매일 10조달러(약 1경3258조원)에 이르는 금융 거래를 이어주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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