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고리 끊고 지속성장 모멘텀 마련할 때

      2023.06.02 14:42   수정 : 2023.06.02 14:4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역성장 위기를 모면했다. 그렇다고 마냥 긍정적 시그널은 아니다. 상반기 침체 부진을 털고 하반기에 완연한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경제 체질 개선이라는 숙제가 쌓여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3%이다. 이 수치는 우리 경제에 두 가지 과제를 던졌다. 일단 전분기 마이너스 역성장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분기 성장률은 그나마 지난해 3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수출감소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0.4%) 마이너스 기록에서 간신히 올해 1분기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역성장의 추세가 굳어질 수 있었다.

1분기 상승반전을 지속적인 성장 추세의 시그널로 해석할 순 없다. 1분기 성장률을 기록한 요인들을 보면 암울하기 때문이다. 1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에서 발생한 민간소비다. 코로나19가 풀린 덕에 민간소비가 활발해진 것이다. 반면, 1분기 순수출은 0.2% 포인트 내렸다.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경제 성장에도 타격을 입혔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5.0%나 줄었다. 수출 경쟁력은 떨어지고 미래 성장을 위한 설비투자는 미약하다는 의미다.

그나마 민간소비가 반짝 늘었으나 이 효과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더디다는 우려가 크다. 아울러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보다 국내에서 밖으로 빠져나가는 관광객이 더 많아 여행수지 적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창고에 쌓인 물품도 걱정이다. 4월 제조업의 재고율은 전월보다 13.2% 포인트 오른 130.4%로 198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재고율이 높다는 건 시장내 수급 불일치가 심해져서 정상적인 가격에 도달하기 위해 적잖은 기간이 소요된다는 걸 의미한다.

1분기의 성장률 개선이 반짝 반등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장으로 쭉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상저하고'를 기대하고 있으나 여러 경제 여건상 '상저하중' 혹은 '상저하저'가 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경제의 시곗바늘은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로 넘어갈 지점까지 왔다.
현재 경기흐름은 상방 혹은 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황이다. 어렵게 분기 성장률을 상승 반전시킨 힘을 지속적인 성장 추세가 되도록 경제활력 제고에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1분기 성장률 수치에서 드러났듯이 수출 활로 모색과 투자 확대 및 내수 진작 등 3가지 영역에 대한 집중적인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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