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예비수장 김영섭, 성과·능률주의 경영 이어갈까

      2023.08.06 18:16   수정 : 2023.08.07 07:16기사원문

연매출 25조원, 임직원 5만8000여명의 거대통신기업 KT그룹의 차기 수장에 내정된 김영섭 후보자(전 LC CNS 사장)가 대표에 오르기까지 임시 주주총회만 남겨두고 있다. 'LG 재무통' 출신인 김 후보자가 KT에서도 '성과주의'를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대표이사로 김영섭 후보자를 결정한 안건을 임시 주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구현모, 윤경림을 거치며 두차례 백지화된 바 있는 대표 선정 절차가 이번엔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 후보자는 주총에서 참여 주식 60%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된다.

'재무통'인 김 후보자는 성과 기반의 능률주의 위주로 KT를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후보자는 LG그룹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경영관리, 재무개선 등의 부문에서 보낸 재무 전문가다. LG CNS 수장에 올라 이익 위주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부 축소, 금융자동화기기(ATM) 사업 물적분할 등이 그 사례다.

이처럼 재무·구조조정 전문가인 김 후보자가 대표 자리를 맡으면 이익이 되지 않는 부문·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고, 케이뱅크, 밀리의 서재 등의 상장 일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KT그룹은 구현모 대표 체제에서 추진된 통신·부동산·금융·콘텐츠 등 분야를 아우르는 지주형 회사 전환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디지코·AI 전환 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코 전략은 3년 간 재무적으로도 성과를 입증했고, AI 대전환 또한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KT도 당장 하반기 초거대 AI '믿음(Mi:dm)' 공개를 앞두고 있다. 한편으로는 임기가 2년 7개월인 그가 중장기적인 비전보다는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 후보자는 LG CNS 사장 시절 조직에 직원 등급제를 도입한 철저한 성과주의자로도 알려져 있다. 주기적인 시험을 통해 각 직원의 등급을 매기고 이에 따라 업무·급여를 조정하는 등급제를 도입한 바 있다. KT 내부 임직원 사이에선 김 후보자가 경쟁사 그룹 출신인 점과 지나친 성과주의를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대통령실과의 관계 의혹 등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KT 새노조는 지난 4일 이사회의 최종 후보자 발표 이후 "김영섭 예비 신임대표는 숏리스트가 발표되면서 용산 개입 및 낙하산 의혹이 많았다. 이를 일소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수행할 것들이 있다"며 입장문을 냈다.
△계열사 및 조직에 외부 낙하산 인사 금지 △조직 정상화 △근무 및 보상 방식 혁신 △직원 소통 강화 △본업인 통신에 집중 등을 요구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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