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내는 세금 없앤다'..尹 "91개 부담금 원점 재검토"

      2024.01.16 16:34   수정 : 2024.01.16 16: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현행 준조세 성격의 각종 부담금 제도를 전수조사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91개에 달하는 부담금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국민들이 본인도 모르게 내는 세금을 걸러내겠다는 것이다.

올 들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소상공인 신용대사면, 다주택자 중과세 철폐·30년 이상 노후주택 안전진단 면제 등을 발표, 민생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윤 대통령은 '부담금 원점 재검토'도 꺼내는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정책을 타깃으로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실제로 덜어드리려면,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조사해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준조세로 불리는 '법정부담금'은 특정 공익사업에 쓰이는 돈으로, 국민과 기업에 부과돼왔다. 환경개선부담금과 학교용지부담금 외에도 담배에 적용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영화상영관 입장권에 적용되는 부과금 등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국가는 조세를 통해 비용을 조달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행위에 대해 예외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부담금이지, 재원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남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그동안 불합리하게 부과되던 부담금을 폐지·통합하는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의결해 국회로 넘겼다.


이에 따라 5개의 부담금 폐지·통합은 국회 입법사안으로 넘어가게 됐고, 윤 대통령의 지시로 나머지 86개 부담금은 조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영화를 보거나 전자제품을 살 때 나도 모르는 채로 냈던 세금이 91개나 달했다"며 "징수가 편하다는 이유로 관행처럼 부과해오던 것들은 이제 덜어줘야 된다는 것으로, 꼭 필요한 부담금이 아니라면 없애라는 것이 대통령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오는 27일부터 예정된 '50인 미만' 근로자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도 국회에 당부했다. 중소기업과 영세기업들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시간이 필요함을 윤 대통령은 상기시켰다.


윤 대통령은 "근로자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현장의 영세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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