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더 해봐" "호텔 결승까지 연장해"...클린스만 '강철 멘탈' 화제

      2024.02.03 16:28   수정 : 2024.02.03 22:19기사원문

이 정도면 멘탈이 정말 강철이다. 아니 강철을 넘어서 다이아몬드에 가까울 수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한 긍정 멘탈'이 화제다.



좋은 말로 하면 "항상 잘될거야 가즈아" 리더십, 나쁘게 말하면 "알아서 해줘" 리더십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별 예선이 끝난 뒤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한국보다 한참 아래인 말레이시아, 요르단과 비기는 최악의 졸전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든 선수들을 총동원해서 거둔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비난의 화살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꽂혔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기자들에게 “결승날까지 호텔을 연장하라”라고 호기롭게 말했다. 그런 분위기에서 쉽게 하기 힘든 말이었다.

호주전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기자회견장에서 “감독이 한국의 최대 약점이라는 호주의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감독으로서는 굉장히 치욕스러울 수도 있는 도발이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그런 도발은 얼마든지 괜찮다. 그런 이야기가 있으면 더 말해달라”라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여전히 많은 관계자들은 공격도 수비도 정상급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등을 갈아서 거둔 승리라는 말이 많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그렇다.

필드골 비율은 떨어지고, 특히 전반전의 경기 내용은 최악이다. 매 경기 초중반까지 답답한 경기 흐름이 이어진다. 공수 간격은 벌어지기만 한다.

클린스만호는 5경기에서 모두 실점하며 총 8골을 헌납했다. 클린시트가 아예 없다. 대회 최약체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에 무려 3골이나 내줬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수비수 김민재(뮌헨)가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뛰는데도 이렇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2015년 이후 또 한 번의 결승행에 한 걸음만 남겨놓고 있다.

그것도 사우디와 호주를 꺽고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한국이 호주를 상대로 멀티골을 넣은 것은 무려 15년만이고, 토너먼트 스테이지에서 호주를 꺾은 것 또한 처음이다.

그리고 전술적인 번뜩임이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마다 괜찮은 교체 감각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우디전에서 경기 후반 조규성과 황희찬을 투입해서 경기의 흐름을 바꾸었다. 조규성은 동점골을 넣었다.


그것뿐만 아니다. 호주전에서는 단 한번도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양현준을 풀백으로 투입하는 초강수로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뒤바꾸었다.

여기에 황인범을 대신해 투입되었던 이재성도 박용우, 홍현석과 함께 중원의 안정에 크게 공헌했다.

비록, 실수가 나와서 사우디전에서 선제골을 주기는했지만 갑작스러운 ‘스리백 전환’도 놀라운 대목이었다. 갑작스럽게 하기 힘든 시도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스리백을 쓴 적이 없다.

하지만 전술적인 면 보다 클린스만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런 침착함과 강철 멘탈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항상 웃으면서 미디어와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상대가 어떤 도발을 해도 묵묵히 웃으며 대꾸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강철 멘탈이 4강 진출이라는 결과와 맞물리며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날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 특유의 농담이 다시 터져나왔다.

“기자들의 호텔 연장 숙박비를 나에게 청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승까지 갈 준비가 되어있다"라며 64년만의 아시안 게임 우승을 향해 달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사우디와 호주를 넘은 현재 통계업체 옵타가 꼽은 요르단과의 4강전 한국의 승리 확률은 거의 70%에 달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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