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평가 상피제 완화한다
2024.04.29 12:00
수정 : 2024.04.29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 연구개발(R&D)과제 평가에서 연구책임자와 같은 기관에 소속된 연구자가 평가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상피제를 완화한다. 예를들어 대학이나 기관이 같은 사람은 참여할 수 있지만 같은 부서의 사람은 참여할 수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R&D 과제평가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R&D 과제평가 표준지침' 개정안을 마련, 지난 23일 제5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에서 심의·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동안 평가대상 과제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동일대학 출신 제외 등 과도한 상피제 운영과 평가위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재로 인해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평가에서 배제되거나 참여하지 않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부 기관의 경우에는 평가 결과를 통보할 때 당락여부 등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해 과제 신청자는 왜 탈락했는지, 누가 평가했는지 알 수가 없어 평가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됐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지난해 11월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 지난 25일 자문회의 전원회의 'R&D다운 R&D'에서 평가위원 구성 및 관리체계에 대한 제도개선 과제를 제시, 이번 표준지침에 구체적으로 반영했다.
먼저, 보다 많은 우수 전문가가 평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평가대상 과제의 연구책임자와 동일 기관에 소속된 평가위원의 참여 제한 범위를 현행 동일 대학 등에서 최하위단위의 동일 부서, 학과, 학부로 축소했다.
상피제 완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과제평가위원으로서 준수해야 하는 행동강령을 마련하고 표준 서약서를 제시했다. 평가위원은 행동강령에 따라 이해상충 행위를 사전에 확인하고, 이해상충 위반 사실을 소관 부처나 연구관리 전문기관에 고지하고, 참여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우수평가위원 발굴 및 평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평가위원의 전문성, 공정성 등을 평가하여 마일리지를 부여하는 '평가위원 마일리지제'의 추진 근거를 명시하였다. 누적 마일리지가 높은 우수 평가위원은 과제 기획·평가단 구성 시 우선 추천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포상 수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 구체적인 세부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범부처 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에 적용을 거쳐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평가의 투명성 및 평가위원의 책무 강화를 위해 평가 결과와 평가위원 명단을 과제 신청자 등에게 공개한다. 과제평가단의 종합평가의견에는 탈락 사유, 미비점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추후 과제 신청을 하거나 다음 단계의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에 대한 컨설팅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표준지침 개정 사항은 IRIS와 각 부처·전문기관의 사업 관리 지침과 평가계획 반영을 통해 현장에 순차적으로 적용되며, 기관·사업 특성과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세부 사항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이상윤 성과평가정책국장은 "그간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온 R&D 평가 전문성 저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평가위원 구성 및 관리체계, 평가결과 공개에 관한 제도를 개선했다"며 "표준지침 개정 사항이 연구현장에 조속히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행 현황을 조사·분석하여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