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밤낮으로 도심 호텔숲에서 수영, 천국이 따로 없다

      2018.09.24 10:03   수정 : 2018.09.24 10:43기사원문
숙소는 플런칫에 있는 4성급 호텔이었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남편의 출장을 따라온다'이기 때문에 남편이 묵고 있는 숙소를 이용해야 했다. 동남아 여행인데 5성급 좋은 숙소에 묵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우리 호텔도 충분히 좋았다.

크진 않지만 수영장이 딸려있었고 수영장 이용도 불편함이 없었다.

보통 방콕까지는 비행시간이 5시간 정도 걸리는 데 비행기가 지연 출발했고 또 도착해서도 방콕 공항이 붐벼 착륙을 하지 못하고 수십분간을 허공을 맴돌아야 했기 때문에 6시간 넘게 비행기에 있었다. 한국에서 11시 15분에 비행기에 탑승했는데 숙소에 도착하니 거의 저녁 7시가 다 됐다.
서울과 방콕은 2시간의 시차가 있어 현지시간으로는 오후 5시지만 한국시간으로는 저녁먹을 시간이었기 때문에 햇반을 라면포트로 데우고 김과 참치, 블럭국 등으로 아이들과 끼니를 해결했다. 밥을 다 먹어도 6시, 유튜브로 동영상을 틀어줘도 7시였다. 남편은 8시쯤 도착한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심심해해서 이 야밤에 수영장을 가기로 했다.

수영장이 있는 층에는 바도 같이 있었는데 도착한날이 목요일이라 바에 사람들이 많았다. 잘 차려입은 젊은 남녀들이 술잔을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에는 '불금'이 아니라 '불목'인데 이 나라도 우리랑 비슷한 듯 싶었다. 이 젊은이들이 즐비한 바와 굉장히 안어울리는 나와 아이들이었지만 당당히 그 인파를 뚫고 수영장을 향했다.

플런칫 지역은 각 나라의 대사관들이 모여있으며 명품 쇼핑을 할 수 있는 럭셔리한 동네다. 각종 금융기관이 모여있는 큰 건물들이 즐비한 도심 빌딩숲에서 수영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에도 수영장을 또 이용했는데 햇빛이 내리쬐는 수영장에서 몸이 구워지는 느낌은 정말 천국이 따로 없었다.
나의 이 즐거운 마음을 SNS에 올려 모든 사람들과 공유했다. 하지만 항상 입이 방정이고 자랑은 금물이라 했다.
이날 오전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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