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일으킨 시민의식... 경기 후 청소하는 베트남 시민 모습
2018.12.16 13:48
수정 : 2018.12.16 13:48기사원문
소문난 잔치만큼 볼 것도 많았다. 시민들은 10년 만에 찾아온 우승 소식에 광란의 밤을 보냈다. 그럴수록 베트남 최대 경제도시 호찌민의 길거리는 더러워져만 갔다.
베트남이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꺾었다. 종합스코어 3-2로 이기며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호찌민 시민 수천명은 응웬후에 거리(Nguyen Hue Street)에 쏟아져 나왔다. 한동안 넘보기 힘들던 ‘동남아 월드컵’에서 우승하자 기쁨은 몇 배로 컸다.
한동안 거리를 가득 메웠던 시민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고스란히 흔적이 남았다, 길거리 노점상에서 쓰던 플라스틱 접시, 비닐봉지, 캔 등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왕복 4차선 도로와 인도에는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이 길에 쌓였다.
보통 이전까지 베트남 축구 경기가 일어난 날이면 거리의 쓰레기는 시의 환경미화요원이 정리했다.
시 당국 또한 이를 예상한 듯, 전날 시 경찰 대변인은 ‘시의 환경미화요원들이 아침부터 ’전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현지 매체 ZING에 따르면, 이날 새벽 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거리를 청소하자는 제안을 했고, 이에 동의한 시민 30여 명이 길거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이날 거리를 찾았던 10대소녀 트룩 씨는 버러진 박스를 가져와 글을 썼다. 이 박스에는 “쓰레기가 없는 베트남은 달라질 것”이라고 글을 써 사람들에게 내보였다. 그리고 청소를 같이하자고 요청했다.
시민들은 이 10대소녀의 말에 부끄러웠다. 이렇게 모인 시민은 약 30명. 이들은 조용히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버린 양에 비해 쓰레기를 담을 봉투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쓰레기를 한데 모으는 일을 집중했고 이 일은 새벽 환경미화요원들이 올 때까지 계속됐다.
이 사실을 안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겼다, 한 네티즌은 “베트남 축구팀은 9천만명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 각자는 손을 잡고 베트남을 아름답게 만들어야 합니다”고 말했다. 또 “저 소녀는 영웅입니다. 우리는 문명화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내가 대신 고맙습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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