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운반선 운임 폭등에… 해운업계 단기계약 따내 ‘단비’

      2019.11.04 17:50   수정 : 2019.11.04 21:05기사원문

최근 중국의 원유수송사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으면서 원유 수송 운임비가 30년 이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가 이달 305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10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이 역시 예년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 처럼 원유운반선 운임이 강세를 보이면서 정유업계과 해운업계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상승에 그칠 경우 실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분석이다.

■원유운반선 운임지수 고공행진

4일 클락슨리서치와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중동-중국항로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지난 10월 11일 305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는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지난 1990년 1월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지수중 사상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VLCC 운임지수가 이보다 높았던 것은 2004년 12월(12일 340, 19일 320, 26일 315) 뿐이었다. 최근에는 90포인트(10월 25일 기준)까지 다시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초 지수가 40~50포인트였다는 걸 감안하면 90포인트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WS지수가 급등한 원인은 미국의 이란제재 와중에 불거진 중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때문이다.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지만 중국 6개 기업이 지속적으로 이란산 원유를 들여왔고, 미 정부가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특별제재 명단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제재 대상 중국 기업 중 26척의 VLCC를 보유한 코스트코쉬핑과 그 모회사 선박까지 50여척이 운항이 불가능해진데다 또다른 제재국 베네수엘라에 대한 우려까지 불거져 총 80여척의 선박이 운항이 막혔다"며 "서둘러 대체 선박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운임이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정유·석화-해운업계 희비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유사들은 대부분 원유 운송을 장기 계약을 통해 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유 수송의 60% 가량은 장기 계약이고 40%는 단기(스팟) 물량"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의 스팟 물량은 30%다. 또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여러가지 변동요인 중에 운임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 원유가격이 95% 정도를 차지한다.

다만 운임료 인상이 장기화 될 경우는 원가 부담이 높아질 전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지만 운임료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경우 정유사 실적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해운사들은 단기간이라도 호재라는 입장이다.


특히 운임 급등의 가장 큰 수혜자는 SK해운이다. 국내 해운사 중 가장 많은 총 19척의 VLCC를 보유한 SK해운은 최근 운임급등이 급등한 10월 이후 단기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자동차 운반선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글로비스와 컨테이너선이 주력인 현대상선도 VLCC를 각각 6척, 5척 보유 중이지만 대부분 장기계약에 묶여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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