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노크’ 대한항공, 흥행은 미지수

      2020.01.14 17:39   수정 : 2020.01.14 17:39기사원문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이 다음달 공모 회사채 시장에 도전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 22일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달 3일 2·3년물 총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경영권을 둘러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의 갈등은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가를만한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특히 오는 3월 조 회장의 연임이 걸린 한진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주주총회가 열린다.

결과에 따라 한진의 경영권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6.52%), 조 전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수준이다. 2대 주주인 토종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의 지분율은 17.29%다. 한진 오너 일가의 지분을 합친 것(24.79%)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오너 일가 중 어느 한 명과 KCGI가 손을 잡는다면 한진의 경영권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델타항공(10.00%), 반도건설(8.28%), 국민연금(4.11%) 등이 누구 손을 들어줄 지도 관심사다.

앞서 반도건설 자회사인 대호개발은 지난 10일 장 마감 이후 한진칼 지분을 기존 6.28%에서 8.28%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지분 보유목적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반도건설로 인해 한진칼의 지분 싸움 셈법도 복잡해지고, 조 회장의 리더십도 흔들리게 됐다.

채권시장은 대한항공 수요예측 결과가 비우량채 투자심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용등급 BBB+인 대한항공이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넉넉한 자금을 모은다면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2018년 하반기 이후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영향으로 대한항공 매출의 20% 수준을 차지하는 화물운송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과 11월 공모 시장에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목표치 만큼 기관 자금 모집에 실패하는 미매각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실적 저하, 저조한 재무안정성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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