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산업이 갈 길
2020.06.09 17:03
수정 : 2020.06.09 17:03기사원문
이 세미나의 중심 키워드는 역시 '언택트' 혹은 '비대면'이었다.
정부도 비대면산업육성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에 설치해 이런 산업계의 필요성에 부응하려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기술적 개선에 정책의 초점이 치우쳐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서 규제개혁 등의 실질적인 제도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다른 부처와 공동 노력을 당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이미 모든 사람이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각계로부터도 많은 의견이 분출하고 있는 만큼 이른바 언택트 비즈니스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발전을 이뤄 나갈 것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 정도의 노력으로 제대로 준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세계 각국이 이른바 글로벌 공급망 불안, 미·중 충돌을 예상해 리쇼어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연하게만 여겨 온 글로벌화에 심각한 의문부호가 찍힌 상황에서 글로벌화에 가장 잘 부응해 온 우리 산업들이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근본부터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직접투자에 비해 세 배 정도나 많이 해외로 나가기만 했던 우리 기업들의 발길을 어떻게 돌릴 것이냐를 두고 고민이 크다.
또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을 지나칠 만큼 잘 활용해 온 우리 산업들이 과연 어떤 전략을 전개해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중국 견제용의 경제번영네트워크에 우리 산업들이 들어갈 자리가 있을지, 거기에 집중하다가 중국이라는 집토끼를 놓치지 않을지 참으로 어려운 과제인 셈이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정부만의 지혜로는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적 비즈니스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기다.
김도훈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