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넘어 ‘코로나 레드’로..사회 전반에 부정 정서 만연 (종합)
2021.02.02 14:29
수정 : 2021.02.02 14: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는 한국 사회에 전반적인 부정 정서를 확산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온라인을 통해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일상 변화 조사’를 실시했다.
다수의 응답자가 ‘걱정과 스트레스’(78.0%), ‘불안과 두려움’(65.4%), ‘짜증 또는 화’(60.8%), ‘분노 또는 혐오’(59.5%) 등의 감정을 코로나19 이전보다 많이 느낀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국민은 앞으로의 사회를 전반적으로 낙관했다. ‘우리 사회는 어떤 어려움도 결국 극복할 것이다’(63.6%), ‘우리 사회는 더 나은 사회가 될 것이다’(56.7%), ‘나는 재난 상황에서 잘 대처할 것이다’(54.4%)와 같은 문항에서였다. 우려도 있었다. ‘혐오와 차별이 증가할 것이다’(66.9%), ‘사회 구성원 간 격차가 커질 것이다’(63.0%), ‘개인의 자유가 제한될 것이다’(56.0%)에 과반 이상의 응답자가 그럴 것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팬데믹으로 외부활동은 감소하고 재택 활동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 생활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어본 결과 가장 많이 감소한 활동은 여행(85.1%), 공연·예술·극장 영화 관람(83.3%), 오프라인 사교 활동(81.5%) 등이었다.
반면, 미디어 이용(70.3%), 온라인 쇼핑(63.2%), 직접 요리(58.3%)는 크게 늘었다. 대면 학습이 감소(44.6%)한 대신 원격 학습이 증가(47.2%)한 데서도 재택 중심의 일상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스마트폰 이용량은 크게 늘었지만 종이신문 이용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를 이용할 때 어떤 매체·기기를 사용했는지 물어본 결과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스마트폰(78.9%), 텔레비전(68.5%), 개인용 PC(65.7%) 이용량이 증가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다수였다. 반면 종이신문 이용이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23.2%로, 증가했다는 응답자 17.6%보다 5.6%포인트 많았다.
서비스 차원에선 넷플릭스·왓챠플레이 같은 OTT 서비스 이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65.5%)으로 조사됐다. 이어 포털(63.7%),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플랫폼(62.5%), 종편·보도채널·PP(57.8%)가 뒤를 이었다. 지상파 채널 이용량을 늘렸다는 응답자는 46.6%이었다.
콘텐츠 차원에서 살펴보면 뉴스 이용자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하다. 72.2%의 응답자가 뉴스 콘텐츠 이용을 늘렸다고 답했다. 뒤를 잇는 예능(55.8%), 드라마(53.8%)와 최소 16%p 이상 차이가 확인됐다.
코로나19 정보를 얻는 주요 경로는 ‘포털과 TV’였다. 전염병 관련 정보를 얻을 때 어떤 매체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지, 신뢰하는지, 도움이 되는지 물은 결과 포털과 텔레비전을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정부·지자체 사이트는 이용한다고 답한 응답자(13.2%)는 적었지만 신뢰(30.2%)하고 도움이 된다는(31.5%) 응답자는 많았다. 종이신문은 응답자의 8.3%만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답하는 등 주요 경로로 확인되진 않았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언론사, 가장 많이 신뢰하는 언론사가 어디인지도 물었다. 1~3순위를 합산해 상위 15개 사를 추린 결과 방송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한국 언론은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어느 정도 잘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풀어야 할 숙제 또한 확인됐다. ‘언론은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다’라는 물음에 59.5%가 ‘그런 편’, 9.3%가 ‘그렇지 않은 편’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의견을 적절하게 전달했다’(긍정 48.5%, 부정 12.2%), ‘나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줬다’(긍정 44.7%, 부정 16.0%)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를 바로잡는 데 기여했다’는 항목엔 긍정 평가(31.2%)와 부정 평가(26.8%)가 갈렸고, 코로나19 정보를 얻을 때 느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비슷한 뉴스가 필요 이상으로 반복된다’(73.3%), ‘허위정보 및 오정보가 많고’(51.3%), ‘신뢰할만한 정보를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49.6%)는 응답도 많았다는 사실에 주목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는 코로나19 정보 이용 효능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코로나19 관련 필요한 정보를 잘 찾을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해 60.1%가 긍정한 반면 5.7%만이 부정적으로 응답해 54.4%p의 차이가 확인됐다.
‘정보를 활용해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취할 수 있다’에 대한 응답 또한 긍정(56.6%)과 부정(8.0%) 응답 차이가 컸다. 그러나 ‘허위정보와 오정보를 구별할 수 있다’에 대한 응답은 긍정(35.7%)과 부정(19.1%)의 차이가 16.6%포인트로 이용자 편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