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경고 쏟아지는데 러 디폴트까지
2022.06.27 18:14
수정 : 2022.06.27 18:59기사원문
러시아는 과거 혁명 이듬해인 1918년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러시아를 옥죄는 서방 제재는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8일까지 독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추가 러시아 제재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말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산 금 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금 생산 세계 2위다. G7 정상들은 유가상한제 도입도 논의 중이다. 러시아가 원유가격 급등 혜택을 누릴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 경제가 내년에 8~1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경제는 지금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 여념이 없다. 여러 이유로 물가는 40년 만에 최고치로 올랐지만 진정 기미가 안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이번달에 이어 내달 추가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도 유력하다.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저성장) 가능성은 갈수록 짙어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미국 성장률 예상치를 대폭 낮춰 내년의 경우 겨우 1%대로 전망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에서 경기후퇴를 피하기 위한 길은 매우 좁다"는 성명도 발표했다.
한국 경제는 대외변수에 유난히 취약하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기술과 수출이 경제 핵심 원동력이다 보니 더욱 그러하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기업이 위태롭고 우리 경제 전체도 시험에 든다. 길어지는 전쟁과 러시아 변수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내달 소비자물가는 6%대까지 오르고,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정치권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관행과 사회구조를 뜯어고쳐 경제체질을 바로잡는 기민한 대응에 나설 때다. 그런데도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통령과 정부가 엇박자를 내고, 정치권은 정쟁에 빠져 국회 문도 못 열고 있다. 정부는 약속한 개혁과제들을 서둘러 추진하고, 국회는 입법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책임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렇게 해도 위기극복이 쉽지 않은 판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