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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췄던 성적 욕망을 들춰낸다, ‘로망 포르노’의 대담한 부활

입력 2017.05.31 12:40수정 2017.05.31 12:40


[종합] 감췄던 성적 욕망을 들춰낸다, ‘로망 포르노’의 대담한 부활


남성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포르노. ‘로망 포르노 리부트: 로포리 프로젝트’ 통해 다시 탄생한 로망 포르노 속 여성은 공식과도 같았던 그 명제를 완전히 뒤집는다.

31일 오후 서울시 중구 퇴계로 대한극장에서 ‘로포리 프로젝트’ 내한 쇼케이스가 열려 감독 나카타 히데오가 참석했고 씨네21 김현수 기자가 모더레이터로 등장했다.

‘로포리 프로젝트’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일본 영화계의 황금기를 이끌며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한 니카츠 스튜디오의 ‘로망포르노’ 제작 46주년을 맞아 그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현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 감독 5인이 선보이는 ‘로망포르노 리부트’ 시리즈 5편을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종합] 감췄던 성적 욕망을 들춰낸다, ‘로망 포르노’의 대담한 부활


로망 포르노는 1971년부터 1988년까지 나카츠 스튜디오에서 만든 성인 영화의 장르를 일컫는다. ‘10분에 한 번씩 정사 장면을 넣는다’와 같은 몇 가지 규칙을 지키면 비교적 제작이 자유롭기에 야심 넘치는 젊은 영화감독들이 대거 참여하며 긴 시간동안 수많은 명감독이 배출됐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섯 편의 작품은 시오타 아키히코 감독의 ‘바람에 젖은 여자’, 소노 시온 감독 ‘안티포르노’, 유키시다 이사오 감독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시아리이 카즈아 감독 ‘암고양이들’, 나카타 히데오의 ‘화이트 릴리’다.

이날은 ‘링’ 시리즈와 ‘검은 물 밑에서’ ‘여우령’ ‘데스노트-L: 새로운 시작’ 등 다수의 연출작을 통해 일본 공포영화의 전성기를 이끌며 J-호러의 거장으로 자리 잡은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내한해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70년대의 로망포르노 촬영 환경과의 차이점을 묻자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없다. 예전에는 카메라맨이 어깨에 카메라를 들고 함께 움직이면서 노출이 안 되는 부분을 피해가면서 찍었다”며 “소리를 신경 안 써도 되었기 때문에 감독이 크게 소리를 질러도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화이트 릴리’ 같은 경우에는 음향이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용한 촬영 분위기에서 진행하는 디지컬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종합] 감췄던 성적 욕망을 들춰낸다, ‘로망 포르노’의 대담한 부활


특히 로망포르노는 기존, 남성들이 여성들을 소비했던 포르노의 결을 완전히 벗어나 역으로 여성들이 남성의 성(性)을 소비하고 주체로 올라서면서 오늘날 강렬한 화두로 떠오른 페미니즘적인 주제와 관통하고자 한다.

이에 나카타 히데오 감독은 “로망포르노에는 특히 페미니스트적인 주인공이 많아 멋있는 여성상을 그려냈다. 요즘의 상업영화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 대개 남성이 주인공이고 여성은 그 중심에 위치해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박스오피스와 흥행만 생각하는 게 비춰져서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편의 영화 중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연출한 ‘화이트 릴리’는 서로의 비밀을 껴안은 채 살아온 두 여인을 통해 사랑의 공포를 그려낸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의 마지막 주자가 되어 8월 17일(목)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종합] 감췄던 성적 욕망을 들춰낸다, ‘로망 포르노’의 대담한 부활



나카타 히데오 감독은 “도예 교실을 운영하는 여스승과 함께 5년 간 동거한 제자가 레즈비언 관계고, 이 둘 사이에 남성이 등장해서 삼각관계를 이루는 작품이다”며 “제목은 제가 지었다. . 예전 클래식 로망 포르노에서도 백합, 오엘, 세일러족이라는 이름이 붙은 로망포르노가 히트시리즈였다. 보통 일본에서는 게이 커플을 장미 커플이라고 부르고 레즈비언 커플은 백합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일본의 레즈비언들은 스스로 백합이라고 칭하고 있다.
백합을 한자로 하면 직접적인 느낌이라 우회하는 느낌으로 영어로 ‘화이트 릴리’라고 지었다. 또한, 백합은 순결이라는 꽃말도 가지고 있고 영화 속 여주인공이 스승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로포리 프로젝트’는 오는 25일 ‘바람에 젖은 여자’를 시작으로 야심찬 물꼬를 트며 이어 ‘안티 포르노’ ‘사랑과 욕망의 짐노페디’ ‘암고양이들’ ‘화이트 릴리’ 순으로 3주에 1편씩 국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9009055@naver.com fn스타 이예은 기자 사진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