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인 기회나 운이란 건 없다. 이미 스스로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고 밑바탕이 깔려 있어야 그 타이밍도 잡을 수 있는 법이다. 이를 획득하는 것도 분명한 능력이다. 가수 김가인은 다소 늦은 나이 데뷔를 하게 됐지만 이 말을 몸소 보여준다.
“원래 가수가 꿈은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연기자, 뮤지컬 배우, 기자 등이 꿈이었죠. 물론, 지금 가수가 된 게 전혀 다른 방향은 아니고 물 흐르듯 이렇게 됐어요. 제 곁에는 늘 음악이 있었거든요. 학교, 교회, 봉사활동 등을 통해 아마추어적이지만 노래를 계속해서 불러왔고 그러다 보니 데뷔라는 기회가 온 것 같아요.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죠.”
음악과 관련된 곳에 항상 있었던 덕분인지, 김가인은 지난 6월 신곡 ‘알콩달콩’을 발표하고 순조롭게 데뷔할 수 있었다. 트로트계에서 손꼽히는 김연자를 양성한 김호남 작곡가의 노래를 부른 계기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다.
“주로 발라드를 불러왔는데 이번 계기로 트로트에 도전하게 됐어요. 당시 주셨던 곡이 세미 트로트 곡이었는데, 이왕 하는 것 제대로 하자 싶어서 성인가요 쪽으로 발을 들이게 됐죠. ‘알콩달콩’은 표현이 부부, 연인, 친구 등 어느 관계에도 적용이 되는 제목 같더라고요.”
김가인은 여성스러우면서도 적당히 허스키해 울림이 있는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트로트라는 장르를 맛깔나게 살릴 수 있는 재료이기도 했다.
“제 목소리가 잘 퍼지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멀리 나가서 전달이 잘 되는 거죠. 녹음할 때도 다들 가사 전달이 잘 돼서 듣기 좋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또 마이크를 잡으면 더 자신감이 상승하기도 해요. 제 원동력이에요. 끼를 좀 더 부리게 되고 목소리도 더욱 낭랑해지고요. 뭔가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무대 체질일 수도 있겠죠. (웃음)”
김가인은 트로트 시장에 정식으로 발을 내딛은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가수가 됐음을 실감했다. 그는 “많이는 아니지만, 음원으로 인한 수익이 들어오면 그 자체만으로도 ‘누가 내 노래를 들어주셨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라디오 교통방송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실시간 댓글에 내 이름이 써져 있을 때 가수가 된 게 실감이 났고, 그러다 보니 행동도 더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해서 겁이 나긴 하죠. 하지만 즐겁게 할 수만 있다면 나이는 별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간 아마추어로서 여러 무대에 오르고 공연 등을 해왔던 터라 더욱 그렇죠. 제가 인천 사람인데, 오는 28일에는 뮤지컬 공연도 해요. 인천특별시에서 1년 동안 준비해서 진행하는 거라 꽤 큰 공연이에요.”
김가인은 올해 학생이 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청운대학교 실용음악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