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방송

‘고딩엄빠’, 시청 방해 요소? ‘청소년 출산 장려’ 아닌 ‘과한’ 비난

입력 2022.04.06 17:19수정 2022.04.06 17:19
[홍도연의 스타카토] ‘고딩엄빠’, 시청 방해 요소? ‘청소년 출산 장려’ 아닌 ‘과한’ 비난


‘고딩엄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청소년 출산 장려’에서 일부 시청자들의 날 선 비난으로 넘어갔다. 사람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과연 프로그램의 자극성일까, 혹은 과도한 비난일까.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엄마, 아빠의 리얼한 일상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보는 프로그램이다.

‘10대 부모’가 주제인 만큼, ‘고딩엄빠’는 본격적인 방영 전부터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 속에 자리 잡았다. 너무 예민한 문제임과 동시에 불가피하게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 것.

부정적인 의견이 가득한 와중에도 출연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와 육아 방법을 공개하는 것은 물론, ‘주거 지원 사업’ 등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여러 정책에 관한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 27일 방송한 4화에서는 ‘예비 엄마’였던 박서현 출연자의 출산 과정이 담겼다. 초반 방송에서 출연자들의 육아와 일상을 따뜻하게만 표현했다는 의견에 반대하듯, 아무런 프레임 없이 내보낸 그의 출산 과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부모의 책임감과 경각심을 깨웠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갈수록 출연자들을 향한 일부 시청자들의 비판이 도를 넘기 시작했기 때문. 출연자 개개인에 대한 비난이 심해지며 도리어 ‘고딩엄빠’를 유익하게 시청하고 있던 사람들이 염려를 표하고 있다. “뭐가 자랑이라고”, “이것 때문에 10대 출산율 늘 것 같다” 등의 반응은 출연자들이 마치 방송에서 10대 임신을 장려했다고 생각하게끔 한다.

[홍도연의 스타카토] ‘고딩엄빠’, 시청 방해 요소? ‘청소년 출산 장려’ 아닌 ‘과한’ 비난


일부 이러한 반응에 프로그램을 매주 시청하고 있던 이들은 불만을 내비쳤다. 이들은 “잘 낳고 키우는 거 보면 기특한데 왜 악플을 다나”, “어린 나이에 아이 낳고 열심히 사는데 삐딱하게 보지 말자” 등 선을 넘는 비판이 보기 불편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싸늘한 비판을 멈춰야 하겠지만 걱정에서 나온 꾸지람까지 피할 순 없어 보인다. 지난 13일 방송한 ‘고딩엄빠’ 2화에서는 22개월 된 아이와 함께 사는 출연자의 집이 공개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쌓여 있는 쓰레기와 부엌 한편에 놓인 술병들이 걱정의 목소리를 키웠다. 이처럼 ‘부모’가 처음인 청소년들에게 문제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러한 태도가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그저 소소한 흥밋거리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더해 아직 어린 출연자들이 큰 비난에 노출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출연자들이 안고 가기에는 너무 힘든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10대 부모’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자신의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출연했다.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누가 단정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고딩엄빠’의 현실적인 육아와 구체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것은 이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유익한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출연자들에 대한 보호막이 필요하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은 질책보다 응원이 필요한 때이지 않을까.

seoeh32@fnnews.com 홍도연 기자 사진=MBN ‘고딩엄빠’